[비즈니스 인사이트] 한 우물만 파지마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수정 KT enterprise 부문장
얼마 전 30대 초반 직장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전망 있고 도전적인 업무 변경 기회가 있는데 고민이라 했다. 새로운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몇 년 했던 기존 업무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하려면 다시 무(無)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그동안 쌓아온 것도 아깝다는 것이었다.
한 야구 트레이너가 쓴 책을 읽었는데 이런 말이 있었다. “한국은 지도자가 성급하게 재능을 단정한다. 초등학생 또는 중학교 1학년부터는 한 포지션만 시킨다. 이에 선수는 그것밖에 할 줄 모르게 돼 이후 그 포지션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도태된다. 투수는 어깨를 혹사당해 이른 나이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은 가능한 여러 포지션을 두루 시킨다. 각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운동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포지션을 경험하면 다양한 능력을 기르게 된다. 또 여러 가지를 해보면 진짜 재능 있는 포지션을 발견할 수 있다. 틀 안에 가두지 않고 마음껏 해보게 하는 것은 초기에는 느린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유연성과 창의력으로 보답한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왜 우리는 바꾸지 않는가? 당장 이기기 위해서다. 모든 것이 단기 경쟁과 단기 승리에 달려 있다. 이기려니 모험을 하기 어렵다. 인내심이 없고 기다려주기 힘들다. 아이들에게 다른 포지션을 시도하면 당장 성과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익숙한 것만 시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직장도 비슷하다. 잘하는 사람은 오히려 상사가 다른 업무에 도전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 그 일만 시켜 그가 더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새로운 일은 두려움과 위험이 있다. 새로운 것을 하면 당장 이기기 어렵다. 그러나 기존의 것에 익숙하다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평생 그 일만 할 수도 있다. 게다가 해보지 않으면 어디에 자신의 재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괜찮게 한다고 해서 그 일에만 재능과 흥미가 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재능 있는 영역이 더 있을 수도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은 과거에 쌓아놓았던 게 그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사 학위를 마친 뒤 해당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근무한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쌓았던 전문지식을 직장 생활 중 단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 전공과 무관한 직장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당시 습득했던 ‘문제 해결 방법’ ‘과학적 사고’ ‘논문 쓰는 법’이 일을 하는 데 큰 기반이 됐다. 초기에는 직장 생활을 먼저 시작한 동료들보다 매우 뒤처졌지만 점점 따라잡고 이후 추월할 수 있었다.”
내가 책임지는 조직 중에 컨설팅 조직이 있다. 그런데 우리 컨설팅 조직의 구성원은 커리어 초기부터 컨설팅만 한 사람들이 아니다. MBA도 별로 없다. 대부분 현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뒤 컨설팅에 지원한 인력이다. 컨설팅 경력만 비교하면 학교 졸업 후 신입부터 컨설팅펌에 있던 직원에게 훨씬 못 미친다. 스펙, 컨설팅 경력, 세련됨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이들의 컨설팅은 뭔가 다르다는 것이다. 탁상공론이 아니고 실제적이라는 것이다. 내부보고, 조직 메커니즘, 실행까지 잘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이 그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버려지는 경험이란 없다. 모든 경험은 점(dot)이지만, 잘 연결하면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너무 빠른 나이에 자신의 재능을 단정할 이유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회피할 필요도 없다.
물론 자신의 뜻과 가치, 성향이 맞으면 한 분야에서 승부를 거는 것도 좋다. 한 분야로 일가를 이룬 장인도 많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과 인내심 없이 이것저것 하는 것과는 다르다. 몇 개월이나 1~2년에 한 번씩 커리어가 바뀐다면 이를 신뢰하긴 어렵다. 몇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 또한 집중하기 어렵다. 그럼 언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좋을까? 어느 정도 숙달됐지만 성장이 정체될 때, 업사이드의 한계가 보일 때, 더 큰 책임을 맡고 싶을 때 등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핵심은 유지하면서 인접 분야로 펼치는 것도 좋은 접근이다.
얼마 전 ‘엘리멘탈’이라는 영화를 봤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레거시와 관습을 떠나라. 존중은 하되 타인이 네게 부여한 삶을 떠나라.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새롭게 시도하라. 너의 길을 가라.”
한 야구 트레이너가 쓴 책을 읽었는데 이런 말이 있었다. “한국은 지도자가 성급하게 재능을 단정한다. 초등학생 또는 중학교 1학년부터는 한 포지션만 시킨다. 이에 선수는 그것밖에 할 줄 모르게 돼 이후 그 포지션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도태된다. 투수는 어깨를 혹사당해 이른 나이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은 가능한 여러 포지션을 두루 시킨다. 각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운동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포지션을 경험하면 다양한 능력을 기르게 된다. 또 여러 가지를 해보면 진짜 재능 있는 포지션을 발견할 수 있다. 틀 안에 가두지 않고 마음껏 해보게 하는 것은 초기에는 느린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유연성과 창의력으로 보답한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왜 우리는 바꾸지 않는가? 당장 이기기 위해서다. 모든 것이 단기 경쟁과 단기 승리에 달려 있다. 이기려니 모험을 하기 어렵다. 인내심이 없고 기다려주기 힘들다. 아이들에게 다른 포지션을 시도하면 당장 성과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익숙한 것만 시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직장도 비슷하다. 잘하는 사람은 오히려 상사가 다른 업무에 도전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 그 일만 시켜 그가 더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새로운 일은 두려움과 위험이 있다. 새로운 것을 하면 당장 이기기 어렵다. 그러나 기존의 것에 익숙하다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평생 그 일만 할 수도 있다. 게다가 해보지 않으면 어디에 자신의 재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괜찮게 한다고 해서 그 일에만 재능과 흥미가 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재능 있는 영역이 더 있을 수도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은 과거에 쌓아놓았던 게 그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사 학위를 마친 뒤 해당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근무한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쌓았던 전문지식을 직장 생활 중 단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 전공과 무관한 직장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당시 습득했던 ‘문제 해결 방법’ ‘과학적 사고’ ‘논문 쓰는 법’이 일을 하는 데 큰 기반이 됐다. 초기에는 직장 생활을 먼저 시작한 동료들보다 매우 뒤처졌지만 점점 따라잡고 이후 추월할 수 있었다.”
내가 책임지는 조직 중에 컨설팅 조직이 있다. 그런데 우리 컨설팅 조직의 구성원은 커리어 초기부터 컨설팅만 한 사람들이 아니다. MBA도 별로 없다. 대부분 현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뒤 컨설팅에 지원한 인력이다. 컨설팅 경력만 비교하면 학교 졸업 후 신입부터 컨설팅펌에 있던 직원에게 훨씬 못 미친다. 스펙, 컨설팅 경력, 세련됨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이들의 컨설팅은 뭔가 다르다는 것이다. 탁상공론이 아니고 실제적이라는 것이다. 내부보고, 조직 메커니즘, 실행까지 잘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이 그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버려지는 경험이란 없다. 모든 경험은 점(dot)이지만, 잘 연결하면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너무 빠른 나이에 자신의 재능을 단정할 이유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회피할 필요도 없다.
물론 자신의 뜻과 가치, 성향이 맞으면 한 분야에서 승부를 거는 것도 좋다. 한 분야로 일가를 이룬 장인도 많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과 인내심 없이 이것저것 하는 것과는 다르다. 몇 개월이나 1~2년에 한 번씩 커리어가 바뀐다면 이를 신뢰하긴 어렵다. 몇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 또한 집중하기 어렵다. 그럼 언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좋을까? 어느 정도 숙달됐지만 성장이 정체될 때, 업사이드의 한계가 보일 때, 더 큰 책임을 맡고 싶을 때 등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핵심은 유지하면서 인접 분야로 펼치는 것도 좋은 접근이다.
얼마 전 ‘엘리멘탈’이라는 영화를 봤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레거시와 관습을 떠나라. 존중은 하되 타인이 네게 부여한 삶을 떠나라.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새롭게 시도하라. 너의 길을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