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서 안보리 개혁 촉구
숄츠 "안보리, 다극화 세계 반영못해…우크라 '가짜 평화' 경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혁을 촉구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라는 이름만 내건 '가짜 해법'에 대해 경고했다.

숄츠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유엔은 다극화된 세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보리 구성보다 이를 더 명백히 드러내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보리에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성이 커져야 한다"면서 "이런 전제 아래 우리는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어 "어떤 국가도 이 제한 없는 협상을 과도한 요구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

독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2027∼2028년 비상임이사국 입후보 때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엔 안보리는 분쟁 해결과 평화유지를 위해 회원국을 상대로 강제력을 갖는 결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2년마다 교체되는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상임이사국 중 하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결의안이 부결되는 구조여서 안보리 구성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안보리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독일은 일본, 인도, 브라질과 함께 상임이사국 확대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상임이사국이 늘어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들이다.

숄츠 총리는 또한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실체 없는 해법'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러시아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정당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름만 '평화'라고 내건 실체 없는 해법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며 "자유가 없는 평화는 억압이고, 정의가 없는 평화는 독재"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이 전쟁의 책임을 지고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명령 한 번이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숄츠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를 계기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하고 이스라엘에서 논란이 되는 '사법정비'와 관련해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타협안 등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숄츠 "안보리, 다극화 세계 반영못해…우크라 '가짜 평화' 경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