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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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은 제약·글로벌 업계 ‘핫 토픽’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6일(현지시간) “위고비(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로 13㎏을 감량했다”고 적으며 비만약 열풍에 불을 붙였다.

지금까지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당뇨·비만약은 ‘자가주사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배나 허벅지(대퇴부)에 직접 주사를 찔러야 하기 때문에, 주사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환자들도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한발 빨리 이러한 자가주사제를 파스(패치) 형태로 개발 중이다. 파스에는 약물이 담긴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침)이 촘촘히 박혀있다. 자기 몸에 주사를 찌르는 대신 피부에 이 파스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물론 편리성이 다는 아니다. 주사제만큼 효능이 나와줘야 상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기업은 라파스다. 라파스는 대원제약과 함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로 제형을 바꾼 ‘DW-1022’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 8월 제출했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아 일부 자료를 보완 중이다.

라파스와 대원제약은 암컷 미니피그로 전임상을 진행했다. 주사제와 마이크로니들 패치제의 생체 이용율을 기반으로 패치 용량(0.45㎎/일)을 정했다. 주사제와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를 각각 투여한 이후 미니피크 사료섭취량을 비교한 결과 주사제와 동등한 식이 감소효과를 확인했으며, 경구제형 신약과 비교했을 때도 수십배의 적은 용량으로 동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기업은 호주 백사스(Vaxxas), 미국 마이크론 바이오메디컬(Micron Biomedical) 정도가 있으나 대량생산에 성공한 업체는 라파스가 유일”하다며 ”전문의약품으로의 확장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주빅도 올초부터 동아에스티와 마이크로니들 당뇨·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주빅이 마이크로니들 제형화 및 품질분석을 진행하면 동아에스티가 원료공급 및 동물실험에 집중하는 식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이며 임상 1상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 돌입할 계획이다.

주빅은 마이크로니들을 자동으로 부착하는 피부적용기술을 갖고 있다. 일반적인 마이크로니들은 손으로 패치를 부착하게 돼 있다. 반면 주빅은 마이크로니들을 빠르게 자동으로 붙여주는 슈팅기를 개발했다. 털이 많거나, 피부 탄성이 높은 사람들도 일정한 양의 약물을 균일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양휘석 주빅 대표는 “동아에스티와 (임상) 세부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협의 중”이라며 “당뇨·비만치료제는 전신 순환약이다보니 기술적으로 검증할 것이 많다고 생각해 동물임상 데이터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4일 8시 2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