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민간인 복장 수로비킨 사진 SNS 게재
반란 가담의혹 털었나…맹장 커리어엔 마침표 찍은듯
"프리고진 추락사 며칠 뒤 '아마겟돈 장군' 풀려났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이후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공군) 총사령관이 풀려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국 정부 당국자 2명과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수로비킨은 지난 6월 프리고진이 용병들을 이끌고 러시아 군 지도부를 겨냥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뒤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당시 수로비킨이 쿠데타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그의 행방을 두고 구금설과 숙청설 등이 나돌았다.

나중에 그가 프리고진과 가까운 관계이던 것은 사실이지만 반란에 힘을 보태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나오기도 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수로비킨이 구금에서 풀려난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 당국이 이동 제한 조치 등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은 지난달 23일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뒤 며칠 후 수로비킨이 석방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수로비킨이 현재까지 계급을 유지하고 있고 여전히 러시아 군 장교이긴 하지만 더는 군인으로서 경력을 쌓아갈 전망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언론은 지난달 수로비킨이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서 공식 해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수로비킨이 이날 러시아의 한 뉴스 매체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 계정에 게재된 사진에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사진 속 수로비킨은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셔츠 등 민간인 복장을 한 채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벽 옆에서 부인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 텔레그램 계정 게시물에는 수로비킨이 (구금에서) 나왔다면서 "그가 살아있고 건강하며 모스크바에서 가족과 함께 집에 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지만, 사진이 찍힌 위치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 당국이 지난해 폐쇄한 독립 언론 '에호 모스코비'(모스크바의 메아리)를 이끌었던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도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수로비킨이 가족과 함께 집에 있다며 "그가 휴가 중이며 국방부 처분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시리아에서 잔인한 작전을 펼쳐 '아마겟돈 장군'으로 불리기도 했던 수로비킨은 지난해 10월부터 우크라이나전 총사령관을 맡았으나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교체돼 부사령관으로 밀려났다.

"프리고진 추락사 며칠 뒤 '아마겟돈 장군' 풀려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