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점수 "내 작품은 장식이라기보다 묵상이자 고요함"
수평과 수직의 나무로 만든 '무명(無名)-정신의 위치'

중앙대 조소과 학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8년 청년미술제 본상과 중앙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하며 화려한 경력을 시작했다. 다작(多作)은 아니지만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주로 전시를 열며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할 그의 작품 주제는 '무명(無名)-정신의 위치'. 이를 공간설치 조각이라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의 설명은 마치 철학자와도 같다. "물질에 기대 형태로 드러난 정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기 위해 사유를 거듭한다. 이런 사유의 방향성에 함축된 조형성, 즉 수직과 수평, 표면과 깊이, 어둠과 빛, 경계와 사이들이 내 작품이 도달한 정신의 모습이며 위치일 것이다. 수직과 수평을 통해 정신을 표현한다."

나 작가는 자신 작품세계의 특징에 대해 "공간과 마음은 형태가 없는데 이를 조각으로 표현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모순"이라며 "관객들이 조각을 바라보며 공간과 마음을 떠올리고 묵상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제 작업은 표현이라기보다 불러냄이고, 장식이나 표출이라기보다 고요함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 작가가 표현하고 보여주려 하는 것은, 조각의 모양 그 자체가 아니라 관람객이 조각을 보며 떠올리는 일종의 생각이라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