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장 진출 위해 '우회로' 모색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하이 닝보룽바이뉴에너지기술(룽바이기술)은 투자자들에게 “한국 사업부를 분리한 뒤 2년 안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룽바이기술은 “한국행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하고 있는 옵션 중 하나”라며 “IRA 보조금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고,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작년 8월 발효된 IRA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 미국 내 청정기술 제조업을 육성하는 데 3910억달러가량의 세액공제, 보조금 등 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미국은 이에 앞서 2019년 광범위한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룽바이기술의 한국행은 이 같은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우회책이라는 분석이다. 룽바이기술이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충주 공장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한다. 번스타인 자료에 의하면 룽바이기술의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룽바이기술은 지난달 “한국에서 삼원계 전구체를 연간 8만t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신설 계획을 승인했다”며 “이를 위해 7억5000만달러(약 1조35억원) 규모의 주식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룽바이기술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IRA의 적격 핵심 광물에 대한 관련 요건을 충족하고,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수출할 때 관세 정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