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와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부동산 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로 ‘킹달러’(달러화 초강세)가 다시 고개를 든 영향이다.

강달러에 한방 먹었네…金 ETF 울상
22일 ‘ACE 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는 0.71% 상승한 1만5505원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수익률은 -6.8%로 부진한 편이다. 이 ETF는 국제 금 선물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다른 금 ETF 역시 이달 들어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KODEX 골드선물(H)’과 ‘TIGER골드선물(H)’은 이달 각각 3.17%, 3.11% 하락했다. 귀금속 ETF인 ‘KODEX 은선물(H)’도 같은 기간 4.16% 빠졌다.

달러 강세로 국제 금 시세가 하락하면서 금 ETF 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금은 달러를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가격이 하락한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1일 트로이온스당 1978달러에서 전날 1916달러로 3.13% 하락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일 102.0에서 전날 103.2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달러 ETF는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은 이달 들어 5.17%,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9.98%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일 1283원80전에서 이날 1335원50전으로 4.05% 뛰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원화가 동조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는 최근 달러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1일부터 이날까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4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24~26일 미국에서 열리는 잭슨홀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준금리 정책 관련 발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실시한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가 파월 의장이 매파적 메시지를 담은 발언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