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인플루언서 김수진 씨. 사진=김수진 씨 인스타그램
남미 인플루언서 김수진 씨. 사진=김수진 씨 인스타그램
한국의 20대 여성이 멕시코에서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사연에 뉴욕타임스(NYT)도 주목했다.

NYT는 23일(현지시간) '남미에서 성공한 한국의 대중문화 번역가 김수진'이라는 타이틀로 멕시코에서 한국어 '친구', 스페인어 '아미가'(친구의 여성형)를 합한 'Chinguamiga(친구미아)'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 김수진(32) 씨를 집중 조명했다.

김 씨가 "한국에 있는 어머니에겐 실패자"라며 "30세가 넘었고, 미혼이고,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미에서는 수백만 팔로어를 갖고 있고, 한국의 모든 것을 소개하는 친구이자 스승이 됐다"며 "그의 성공은 자신의 위트와 카리스마뿐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쓴 한국 대중문화 부상의 산물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김 씨는 서울에서 자라, 한국 대학을 졸업했지만 20대 후반이었던 2018년 멕시코로 떠났다.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불확실한 직업 전망, 성차별과 강압적인 아름다움의 기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김 씨는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마친 후 남미 여행을 계기로 멕시코에 정착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에서 일했던 김 씨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현지인을 상대로 한국어 강좌를 하기로 결심한 후, 유튜브에 3분가량의 한국어 관련 영상을 게재하면서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의 인기 드라마, 노래 가사, 패션과 전통, 사회 규범 등을 소개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최근엔 활동 반경과 영향력이 더욱 커져 김 씨는 한국의 미용 제품 브랜드의 온라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HBO 새 프로그램 '베이크 오프 셀러브리티'(Bake Off Celebrity) 시즌2 참가자로도 출연을 앞두고 있다.
사진=김수진 씨 인스타그램
사진=김수진 씨 인스타그램
"한국에서는 사고가 나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심한 번아웃에 시달렸다"는 김 씨는 멕시코 정착 이유에 대해 "라틴계 문화가 어떤지,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순간도 낭비하고 싶지 않고,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멕시코 국적 취득을 위해 시험을 봤다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김 씨는 한국의 기준으로는 성공적인 삶은 아니라고 자평하며 "얼마 전 한국에서 어머니를 만났는데, 여전히 성공했다고 만족하기보단 걱정하시는 거 같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