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코인 투자로 1.5억 손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투자해 1억원 이상 손실을 본 사실을 23일 털어놨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이른바 ‘잡코인’을 100만원어치 사들여 85%의 손실률을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국회의원 암호화폐 투자 내역 발표가 임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2021년 3월부터 암호화폐가 폭락한 5월까지 두 달 사이에 1억5000만원을 수차례 나눠 투자했다”며 “암호화폐 가치 폭락 후 1년8개월 정도 거래를 완전히 끊었다가 올해 초 약 90% 이상 큰 손실을 보고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올 2월부터 약 1억1000만원을 대부분 비트코인에, 일부는 국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며 “새로운 투자도 현재 가치 9000만원 정도로 약간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암호화폐와 관련된 김 의원의 누적 손실은 최소 1억5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소유했던 서울 동교동 자택을 2019년 상속받는 과정에서 물게 된 상속세 부담을 들었다. 17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투자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동교동 자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현장이자 저희 가문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며 “임의로 처분할 수 없지만 상속세는 저 혼자만의 부담이었다”고 했다.

전 의원 역시 문자메시지에서 “청년들의 코인 문제가 심각했고, 암호화폐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투자했다”고 적었다. 2022년 1월 8일에 당시 문제가 많은 것으로 거론되던 잡코인 5개를 20만원씩 나눠 구매했다는 설명이다. 1년4개월이 지난 5월에 잔액을 확인해 보니 암호화폐 5개 중 2개는 상장폐지되고, 잔액은 14만원으로 수익률 -85%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국회 윤리특위에 암호화폐 보유를 신고한 의원은 1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김정재 이양수 유경준 이종성 의원, 민주당에서는 두 의원 이외에 김상희 의원이 신고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무소속 김남국 황보승희 의원도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윤리특위는 이번주 개별 의원의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