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시행한 일본산 농수산 식품 수입 규제 철폐를 공식화했다.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은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EU·일본 정상회담을 마친 뒤 “EU는 후쿠시마산 제품 수입을 다시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U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오염처리수 방류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검증 보고서를 낸 것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U가 규제를 철폐하면 일본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한 생선과 버섯, 인근 미야기현의 죽순 등 10개 현의 식품을 수출할 때 EU에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진다. 기시다 총리는 “EU가 확고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재해지 복구를 크게 뒷받침하는 것으로 높이 평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EU와 함께 노르웨이·스위스 등이 규제를 없애면 일본산 식품 수출 규제 국가는 중국·한국 등 7개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규제를 철폐하라는 일본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후쿠시마와 인근 군마·도치기 등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농산물도 후쿠시마 등 15개 현의 쌀과 차, 버섯류 등 27개 품목의 수입을 금지 중이다.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입장과 우리 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관련이 없다”며 수입 규제 조치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