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무용수 50여명 서울서 내일까지 대축제
"세계 유수의 발레단마다 한국 무용수들이 없는 곳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세계 발레계가 한국 무용수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개막을 앞두고 얼마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용순 예술감독(독일 뒤셀도르프 발레학교 교수)은 이같이 말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이 공연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무용수들을 초청해 국내에 소개하고 세계 무용수들과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지금껏 120여명의 무용수들이 출연했다. 박세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와 김기민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등이 이 공연에서 '젊은 유망주'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강효정 빈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 워싱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임수정 취리히발레단 드미 솔리스트 등 국내외 무용수 50여명이 참여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간판 스타로 활약하다 2년 전 빈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스카우트된 강효정은 '잠자는 숲 속의 미녀' 2인무와 '오네긴'을 동료 무용수 마르코스 멘하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잠자는 숲 속의 미녀' 2인무는 빈 국립발레단 단장이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안무를 만든 초연작이다.

강효정은 "처음 슈투트가르트에 갔을 때만 하더라도 세계 발레단에 한국 무용수들이 많지 않았다"며 "그동안 해외에 나간 선배 무용수들이 열심히 한 덕분에 발레단에서 한국인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 무용수에게는 없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음악성, 끼를 세계 무대에서 더 사랑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남자 무용수 출신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번 공연에 안무가로 참여한다. 자신이 이끄는 김용걸댄스시어터와 함께 31명 규모의 '볼레로' 공연을 선보인다. 김 교수는 "무용수 시절 이 공연에 참석해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활동하는 무용수들에게 고국에서 열리는 무대는 보약보다도 값진 기회"라고 말했다.

허 감독도 이번에 세계 초연 신작 '더 와이프'로 직접 무대에 오른다. 51명의 출연진 모두가 커튼콜 무대에 올라 선보이는 'UNITXT' 무대도 마련될 예정이다.

2001년부터 이 공연을 기획한 장광열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는 "해외에 진출한 무용수들을 지원하는 것은 국내 무용계 발전을 위한 장기적 투자"라며 "이번 공연이 바쁜 일정 속에서 기꺼이 동참한 해외 무용수들에게도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6월 28~29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