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테슬라·MS 기술주 훈풍…국내 증시 강보합 출발 전망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 긴축을 지속할 것을 재확인했지만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투자은행들의 투자등급 하향에도 불구하고 2%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23일 국내증시는 강보합 출발이 예상된다.

긴축 재확인했지만 나스닥 0.95% 상승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81포인트(0.01%) 하락한 33946.7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20포인트(0.37%) 오른 4381.89로, 나스닥지수는 128.41포인트(0.95%) 상승한 13,630.61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기술주의 반등에 힘입어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제지표 등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서 "우린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 매우 빨리 움직였다"며 "이젠 적어도 우리의 목적지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Fed의 목표인 2% 수준으로 회복하는 게 미국 경제의 장기적 건전성을 지원하는 데 중요하다"며 "올해 금리를 두 차례 정도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Fed는 최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5.25%로 동결하면서도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를 5.6%로 예상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가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경기 둔화를 시사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5월 전미활동지수(NAI)는 마이너스(-) 0.15를 기록해, 한 달 만에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 지수가 기준선 '0' 아래에 위치하면 장기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한 106.7을 기록해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부진한 경제 지표의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했다"며 "이후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했다"고 말했다.

테슬라, 투자등급 하향에도 반등


아마존의 주가는 월가의 목표가 상향이 잇따르면서 4% 이상 상승했다. 루프 캐피탈은 인공지능(AI) 산업으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실적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알파벳(2.16%), MS(1.84%) 등 클라우드 관련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의 주가는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1.98% 상승했다. 투자의견은 낮췄지만, 목표가를 기존 200달러에서 250달러로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종가는 264.61달러로 모건스탠리의 목표가를 웃돌았다.

테슬라의 투자 등급은 전날에도 하향조정됐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분석가 댄 레비는 전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최근 테슬라 랠리는 펀더멘털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비중 확대’에서 ‘동일 비중’으로 등급을 하향했다.

그는 “현재 테슬라가 주가수익비율(PER)의 80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최근 랠리에 참여한 것은 타당하지만 테슬라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어 추가 랠리할지는 의문”이라며 “이제는 발을 뺄 때”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테슬라의 주가는 5% 이상 급락했었다.

이날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전기차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루시드는 5.29%, 니콜라는 4.17%, 리비안은 3.21% 각각 하락 마감했다.

日엔화 약세 어디까지

달러/엔 환율이 143엔을 넘기며 엔화가 올들어 최약세를 이어갔다. 엔화는 이날 거의 1%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약세를 지속했다.

다른 주요국 통화에 대비해서도 엔화는 약세다. 유로화 대비 엔화는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면서 엔 매도, 달러 매수가 계속됐다.

게다가 이날 영국의 중앙은행 영란은행은 지속적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인 0.5%p 인상했다. 주요국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본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며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엔저의 핵심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배녹번글로벌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엔화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은 금리 격차"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말 엔화 환율 전망치를 기존 140엔에서 145엔으로 높여 엔화 약세, 달러 강세 방향으로 조정했다. 올해 환율은 147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BOA는 예상했다.

트레이더들이 주목하는 잠재적 리스크 이벤트는 일본은행의 9월 회의다. 블룸버그는 "엔화 변동성이 1개월짜리보다 3개월짜리가 더 크다며 그만큼 일본은행의 9월 정책결정이 엔화흐름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3만 달러선 안착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펀드 운용사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신청 호재로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3만 달러 선에 안착하고 있다.

23일 오전 7시 현재 비트코인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0.53% 상승한 3만28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대부분 3만 달러 이상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 호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증권 감독당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현물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가운데, SEC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승인하면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형호재라고 보도했다.

SEC는 선물 비트코인 ETF는 승인했지만 현물 비트코인 ETF는 승인하지 않고 있다. SEC가 현물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조작 위험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록의 이번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은 다른 회사와 조금 다르다는 평가다. 블랙록은 신청서에서 현물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의 감시를 나스닥과 공유키로 했다.

블랙록이 현물 비트코인 ETF의 승인을 받으면 다른 업체도 이를 추종, 현물 비트코인 ETF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

국제유가 4% 급락

국제유가는 4% 이상 급락했다.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3.02달러(4.2%) 하락한 배럴당 69.51달러로 마감했다.

북해 브렌트유 선물도 2.98달러(3.9%) 하락한 배럴당 74.14달러를 기록했다. 영국에서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0.5%포인트(p) 전격 인상되며 유가에 하방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란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인 0.5%p 인상했다. 13회 연속 금리인상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원유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큰 그림으로서의 경제에 대한 우려로 가격이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재고는 지난주 380만배럴 감소했는데 시장은 30만배럴 증가를 예상했었다. 휘발유 재고는 한 주 동안 약 48만 배럴 늘어 예상(+10만배럴)치를 넘어섰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