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미중관계 표현법…'광활한 태평양'과 '넓은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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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바마와 서니랜즈 정상회담 발언 재조명
신냉전 대신 '함께 번영' 강조…향후 패권경쟁 양상 주목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미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냉전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에 대해 그 자신도 우려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 주석의 이런 말은 10년 전인 2013년 6월 미 캘리포니아주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그가 한 발언과 맥락이 유사하다.
그때 시 주석은 "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대국을 수용할 만큼 넓다"고 했다.
이어 "대립·갈등 배제, 상호 존중, '윈윈'하는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신형 대국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의 국격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격상된 만큼 미중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자는 뜻으로 풀이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정책을 펴며 중국을 견제하긴 했지만,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했다.
한동안 미중 관계는 G2(group of 2)로 많이 표현됐다.
19일 시 주석의 발언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10년 전의 '광활한 태평양'에서 '넓은 지구'로 표현이 바뀐 점이다.
10년 동안 중국 국력의 성장으로 태평양을 넘어 지구적인 차원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실제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7조7천억 달러(약 2경2천677조원)로 미국(약 23조달러)의 80%에 달했고, 2021년에는 약 18조3천억 달러(약 2경3천446조원)로 늘어났다.
다만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세는 코로나19 봉쇄의 여파 등으로 주춤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미국을 향해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대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도 시 주석에게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의 제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를 강화해 중국에 반대하는 것을 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화답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여기 올바른 길 위에 있다"고 말했다.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대만 문제부터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첨단기술 경쟁, 그리고 중국 내 인권 문제 등 폭발력이 있는 쟁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패권 경쟁을 벌인 강대국들은 경쟁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과 공세를 펴왔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이 향후 어떤 양상의 경쟁을 벌여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냉전 대신 '함께 번영' 강조…향후 패권경쟁 양상 주목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미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냉전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에 대해 그 자신도 우려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 주석의 이런 말은 10년 전인 2013년 6월 미 캘리포니아주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그가 한 발언과 맥락이 유사하다.
그때 시 주석은 "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대국을 수용할 만큼 넓다"고 했다.
이어 "대립·갈등 배제, 상호 존중, '윈윈'하는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신형 대국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의 국격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격상된 만큼 미중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자는 뜻으로 풀이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정책을 펴며 중국을 견제하긴 했지만,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했다.
한동안 미중 관계는 G2(group of 2)로 많이 표현됐다.
19일 시 주석의 발언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10년 전의 '광활한 태평양'에서 '넓은 지구'로 표현이 바뀐 점이다.
10년 동안 중국 국력의 성장으로 태평양을 넘어 지구적인 차원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실제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7조7천억 달러(약 2경2천677조원)로 미국(약 23조달러)의 80%에 달했고, 2021년에는 약 18조3천억 달러(약 2경3천446조원)로 늘어났다.
다만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세는 코로나19 봉쇄의 여파 등으로 주춤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미국을 향해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대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도 시 주석에게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의 제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를 강화해 중국에 반대하는 것을 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화답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여기 올바른 길 위에 있다"고 말했다.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대만 문제부터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첨단기술 경쟁, 그리고 중국 내 인권 문제 등 폭발력이 있는 쟁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패권 경쟁을 벌인 강대국들은 경쟁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과 공세를 펴왔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이 향후 어떤 양상의 경쟁을 벌여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