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천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가운데)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의회 연설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지만 시민권을 받지 못한 입양인들 처우 개선을 위한 ‘입양인 시민권법’ 제정에 심혈을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연설했다. 왼쪽부터 미국 뉴욕주 의회 에드워드 깁스 하원의원, 서 대표, 존 박(통역). / 사진=미국 뉴욕주 의회
서대천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가운데)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의회 연설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지만 시민권을 받지 못한 입양인들 처우 개선을 위한 ‘입양인 시민권법’ 제정에 심혈을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연설했다. 왼쪽부터 미국 뉴욕주 의회 에드워드 깁스 하원의원, 서 대표, 존 박(통역). / 사진=미국 뉴욕주 의회
서대천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의회 연설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지만 시민권을 받지 못한 입양인들 처우 개선을 위한 ‘입양인 시민권법’ 제정에 심혈을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연설했다.

서 대표 “올해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뉴욕주 의회 연설에 초대해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저는 지금 자유와 신뢰를 바탕으로 ‘입양인시민권법’의 새로운 미래를 의원 여러분과 함께 열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양국은 1882년 수교로 140년의 한미 양국의 교류와 협력을 시작했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동맹의 시대를 열었으며 올해로 한미동맹은 70주년, 이민의 역사는 120주년을 맞았다.

서 대표는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로 활동하며 ‘입양인 시민권법’ 미국 연방 하원 통과를 누구보다 환영했고 한국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널리 알려왔다. 또한 미국 상원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통과하지 못해 가슴이 너무나 아려왔다”며 “미국에 입양되었던 레아 엠퀴스트 씨는 한 언론에서 시민권이 없는 입양인은 입양되는 순간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 2월 4일 미국에 입양되고도 시민권이 없어 고통받던 3만5000여 명을 구제하는 ‘입양인 시민권 법안(Adoptee Citizenship Act of 2021)’이 민주당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의 발의로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에 상정되기도 했지만 상원은 통과하지 못했다.

1982년생인 엠퀴스트 씨는 양부모가 시민권 신청을 하지 않아 무국적자가 됐다. 미국 의회가 2001년 해외입양인에게 일괄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한 아동 시민권법(CCA)을 제정하면서 국적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했었지만 이 법이 당시 만 18세 이하(1983년 2월 말 이후 출생자)에게만 적용되면서 엠퀴스트 씨는 2개월 차이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미국에서 추방되어 자신이 태어난 조국으로 돌아온 입양인들에게 본 조국은 또 다른 감옥일 뿐이다. 미국 양부모에게 파양된 후 2012년 한국으로 추방된 필립 클레이 씨(한국명 김상필)가 한국에 정착한 지 5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비단 필립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한인 입양인들의 지위 개선을 돕기 위해 월드허그파운데이션이 설립됐다”고 말했다.

한국 국회에 보고된 최근 해외입양인 국적 취득 현황에 따르면 1970년 이후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은 10만6332명이다. 이 가운데 국적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 인원은 6만2502명에 불과하다.

추방 입양인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릭 하게네스 해외입양인연대 사무총장은 입양인 문제는 정부도 입양기관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큰 회색지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대천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왼쪽)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의회 연설을 마치고 뉴욕주 칼 헤이스티 하원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미국 뉴욕주 의회
서대천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왼쪽)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의회 연설을 마치고 뉴욕주 칼 헤이스티 하원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미국 뉴욕주 의회


서 대표는 “미국에 입양되고도 시민권이 없어 고통받는 입양인들은 친부모와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아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미국으로 입양되어 미국의 문화를 배웠고 미국의 음식을 먹은 미국인”이라며 “이제 그들은 양부모로부터도 버림받고 미국으로부터도 버림받는 불쌍한 처지에 놓여있다. 여러분들의 구성원이며 한 가족인 그들을 절대 버리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여러분만이 할 수 있는 입양인시민권법안 마련은 한줄기 빛이고 희망이다. 입양인 시민권법안이 다시 발의되어 하원과 상원을 통과해 법 제정이 되도록 의원 여러분 모두가 나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서 대표는 홀리씨즈교회 목사이자 SDC인터내셔널스쿨아카데미 이사장도 맡고 있다. 그는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국회의원들과 ‘해외 입양인들의 권익향상 방안을 위한 간담회’ 등을 통해 ‘해외입양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황 공유 및 대책을 논의하는 등 한국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널리 알려왔다. 그는 미국 입양인 인권보호에 앞장서 왔다.

서 대표는 지난해 미국 연방 상원 의회 다수당 원내대표 상원의원인 챨스 슈머가 주는 ‘미국 연방 상원 집권당 원내대표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 대표는 지난 30여년간 교육의 최일선에서 방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교육해 수백 명의 학생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주고 미국까지 유학을 보내 공부하게 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게 하는데 실질적 기여를 했다. 나아가 한국과 미국 사회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하며 양국의 우호 증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서 대표는 희망을 잃은 청소년들에게 삶의 목적과 비전을 제시하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꿈을 잃은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들에게 교육을 통해 공부의 목적 등을 깨닫게 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품는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교육 전문가다.

월드허그파운데이션은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성인이 된 현재까지 시민권을 받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된 해외입양인들을 도와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법인 시민단체다. 어릴 때 해외에 입양됐으나 양부모의 학대로 파양된 후 2012년 한국으로 추방된 필립 클레이 씨가 한국에서도 언어와 문화 등으로 정착에 실패하며 5년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2017년 4월 설립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