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당(왼쪽), 월미당 매장 외관.
미분당(왼쪽), 월미당 매장 외관.
쌀국수 프랜차이즈 업체인 미분당이 인테리어 무단 도용 여부를 두고 월미당과 벌인 소송에서 승리했다. 월미당은 모든 매장의 인테리어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6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미분당이 “월미당의 매장 인테리어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취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최근 받아들였다.

미분당은 이광숙 대표가 2014년 서울 서대문구에서 문을 연 쌀국수 전문점으로 2018년 법인으로 전환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직영점·가맹점 수를 74곳(지난해 말 기준)까지 늘렸다.

이번 사건은 2021년 월미당이 정식 영업을 시작한 이후 사세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미분당과 비슷한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미면서 비롯됐다. 월미당은 미분당처럼 한자로 된 상호명을 붓글씨체로 쓴 목재 간판을 달았고, 매장 외부도 일본식 목재로 만들었다. 내부 역시 △일본식 카운터석 △천장 갓등 △목재 소스 받침대 등 미분당과 닮은 점이 많았다. 월미당은 이 같은 인테리어로 만든 매장 17곳(3월 말 기준)을 두고 있다.

이에 미분당은 지난해 11월 “월미당이 영업외관 표지를 무단 도용해 소비자들의 오인·혼동을 일으켰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월미당 측은 “이 같은 인테리어는 다양한 요식업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맞섰다.

법원은 △미분당이 약 9년간 같은 인테리어를 사용해온 점 △온라인 검색포털사이트에서의 월간 검색량이 증가하는 등 인지도가 높아진 점 △방문 고객들이 매장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대중과 공유한 점 등을 근거로 미분당의 매장 인테리어가 독자적인 식별력을 갖췄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월미당이 지금의 인테리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금지한 영업표지 혼동 행위”라며 “이대로 영업을 계속하면 미분당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볼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