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광주행…지도부는 현장 최고위 열고 '호남 지원' 약속
총선 전 호남·중도층 표심 공략 의지…대선 때보다 낮은 지지율 제고 숙제
與, 올해도 5·18 총집결…'님을 위한 행진곡' 부르며 호남 구애
국민의힘이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을 2년 연속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거 참석시키면서 호남 구애에 진력했다.

총선을 약 1년 앞두고 '정치적 불모지'인 호남 민심을 공략하는 한편, 수도권의 중도·부동층 표심까지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 90여명은 18일 기차로 광주를 찾았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이들은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민주화 운동 및 진보 진영의 상징곡으로 여겨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과거 보수 정권 시절 합창이 맞는지, 제창이 맞는지를 놓고 논란까지 빚은 바 있지만, 국민의힘은 2년 연속으로 제창에 동참하면서 호남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도부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 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 약속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를 언급하면서 "호남이 보다 살기 좋은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광주 미래차 산업단지 조성, 광주 군공항 이전, 대구∼광주 달빛고속철도 건설 등 초대형 사업의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한 것은 선거 때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취지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관련한 파장이 계속되는 것도 경계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이 김 최고위원의 거취나 행보를 평가해달라고 하자 "우리 당으로서는 그 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윤리위 (중징계) 결정을 통해 국민들께 알려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與, 올해도 5·18 총집결…'님을 위한 행진곡' 부르며 호남 구애
이같은 행보는 내년 총선에서 '영남당'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재 전북 1석에 불과한 호남 의석을 늘리는 것은 물론, 수도권의 출향 호남인과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도 '호남 확장'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때부터 시작한 이른바 '서진(西進) 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통합 기조 속에 계속 탄력을 받아왔다.

김기현 대표도 지난 3월 23일 지도부 출범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북 전주에서 열면서 '호남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에서 낸 대선 후보 중 호남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작년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전남, 전북, 광주 등 호남 광역단체장 3곳 모두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 받는 15% 이상의 상징적 득표율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호남 민심은 많이 식었다.

4·5 전북 전주을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의 득표율은 8.0%였다.

이전 지방선거 때 김 후보가 전주시장 후보로 얻은 15.5%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 6∼7일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총선이라면 국민의힘 소속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호남의 응답은 10.1%였고 9∼11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호남 지지율은 1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보다 낮다.

총선을 앞두고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 당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국민의힘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