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맨 오른쪽)이 국회 집무실에서 주니어 생글생글 어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맨 오른쪽)이 국회 집무실에서 주니어 생글생글 어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약 20년 정치 인생에서 어린이 기자들을 만난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5선 국회의원이자 제21대 국회 후반기를 이끄는 김진표 국회의장(76)이 최근 국회 집무실에서 어린이 기자 15명과 마주 앉았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미래 세대가 몸소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국경제신문 주니어 생글생글과 국회의장실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 김 의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 장관을 거쳐 17대부터 수원에서 내리 5선을 한 경제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김 의장은 자신을 “싸움은 말리고 대화와 타협을 중재하는 국회의장”이라고 소개했고, 학생 기자단은 교과서에서 배운 입법부와 국회의원, 국회의장에 대한 지식과 현실과의 괴리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김수현 학생(시흥 월곶중 1학년)은 “의장님 개인 의견과 당의 의견이 다르면 어떻게 하나요”라고 물었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은 국민의 대표로 뽑힌 국회의원들이 서로 충분히 토론하고 타협·양보함으로써 더 만족스러운 법안과 정책을 만들어가는 자리”라며 “그래서 국회의장으로 뽑히면 소속된 당적을 버리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지난해 5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뒤 소속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윤호 학생(서울대 사범대학 부설초 6학년)은 어린이를 위한 법안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는지를 물었다. 김 의장은 “초등학교 근처에서 자동차 속도를 시속 30㎞로 낮추는 법안에 이름을 올린 게 기억난다”며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등 국회에는 어린이 안전과 관련한 법안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난해 말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통과시켰을 때가 국회의장으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도율 학생(서울 포이초 4학년)은 현재 국회에서 가장 민감한 현안을 물었고, 김 의장은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새로운 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찬반이 심해 대통령이 처리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후 국회가 같은 법안을 처리하려면 훨씬 더 많은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도 했다.

김 의장의 개인사도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의장은 초등학생 시절 가난해서 점심 도시락을 못 싸 오는 친구들을 위해 반 전체가 뽕나무밭에 가서 함께 오디 열매를 따 먹으며 우정을 나눈 일을 소개했다. 또 김 의장이 기자단과 같은 나이였을 때는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경제부흥을 이끈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를 가장 존경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날 바쁜 일정 속에도 학생 기자단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인과 기념 촬영을 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은 인터뷰 뒤 국회 로텐더홀과 본회의장을 둘러봤다.

■ junior 생글생글

‘주니어 생글생글’은 초·중등생을 위한 주간 경제·논술 신문으로 지난해 2월 창간됐다. 생글은 ‘생각하기와 글쓰기’의 줄임말이다. 복잡한 경제·금융 이론과 상식을 알기 쉬운 글과 그림을 통해 쉽게 풀어준다. 매주 2만 부가 발행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중·고교생을 위한 주간 경제·논술 신문 ‘생글생글’도 함께 발행한다. 2005년 6월 창간돼 지난 8일 800호를 냈다. 전국 중·고교 1220여 곳에 13만 부가 배포된다. 생글생글 지도교사 94%가 콘텐츠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