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일자리 위협 걱정은 그만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빼앗을까? 밤이 지나면 낮이 오는 자연의 이치처럼, 효용을 다한 일자리는 사라지고 새 일자리가 생겨난다. 역사상 어떤 일자리가 사라지면, 더 보수가 좋은 일자리가 탄생했다.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항상 생겨났다는 역사적 사실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은 타이피스트나 식자공과 같은 직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2018년의 일자리 중 약 60%가 1940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80년 동안 고용 성장의 85%를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빙고.

새로운 일자리는 늘 창출

일자리의 소멸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항공 크레디트(항공편 취소나 항공료 하락으로 발생하며, 추후 항공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의 유효기간을 없앴다. 관대한 결정으로 보이는가? 사실은 아니다. 관련한 전화 응대에 인력을 배치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없애 고객이 전화를 거는 대신 웹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사람들은 일자리 소멸에 맞서 싸우고 있다. 미국 항구 근로자들은 컴퓨터의 크레인 조종, 바코드 등 일자리를 위협하는 모든 것을 제한하길 원한다. 할리우드 영화·방송업계 작가들은 AI가 자신들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상황에서도 실업자는 많지 않다. 최근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사상 최다를 기록하고, 실질 임금 중간값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인플레이션 시대 전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게 실제 경제 통계에 나타난 수치다.

교육과 훈련이 중요

하지만 불평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가 등장한 지 겨우 6개월인데도, 전문가와 언론에서는 대규모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AI가 일자리 3억 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온라인 교육업체 체그는 챗GPT가 자사의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 폭락 사태를 빚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5년 안에 업무지원 부서 직원 2만6000명 중 30%가 AI와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고된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찬찬히 생각해 보라. 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만들어진다. 20년 전엔 존재하지 않았던 검색엔진 최적화는 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AI 최적화 일자리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면 기존 일자리가 발전 및 개선될 수 있다.

기술 발전에 대응하려면 우리에게는 교육과 훈련, 직업을 전환하려는 근로자들을 위한 일시적인 안전망이 필요하다. 우리는 충분히 준비돼 있는가? 미국의 일부 학군은 과제 등을 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점수를 주는 방식(equity grading)을 도입했다. 노동시장에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Ignore the Hysteria on AI and Job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