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시장 교과서에 나올 만한 딜을 주도한 건 한국 간판 PEF들이다. 명실상부 국내 1위 MBK파트너스와 차세대 주자로 부상하는 UCK파트너스(옛 유니슨캐피탈)다. UCK는 ‘은둔의 경영자’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MBK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공개매수를 뒷받침했다. 인수금액은 2조6000억원.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관투자가(LP)들이 서로 돈을 대겠다고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걱정 섞인 '간판 PEF'의 동업
PEF 연합은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업체의 글로벌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전환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점유율 제고 △기업형 치과(DSO) 공략 등에 나설 예정이다. 두 PEF의 경영 스타일이 정반대여서 ‘반반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BK는 강력한 경영권 장악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실적을 올리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UCK는 기존 경영진과의 융화를 통한 회사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역할 분담이 성공 열쇠
인수 단계에선 거래 종결이 최우선 목표여서 동업의 장점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영 과정에서는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클럽딜 형태로 진행됐던 사례를 따져보면 확실한 역할 분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오비맥주가 꼽힌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09년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가 5년 뒤 AB인베브에 6조2000억원에 매각했다. KKR과 어피너티는 시작부터 역할을 분명하게 분담했다. KKR은 인수 당시 자금 조달 역할을 주로 담당했고, 회사 경영은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어피너티가 주로 맡았다. 박영택 전 어피너티 회장이나 이철주 회장 등 한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대거 회사 경영에 투입돼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딜라이브(옛 C&M)가 대표적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2008년 MBK와 맥쿼리가 2조3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인수금융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겨줬다. 지분 가치가 ‘0’원이 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KKR-어피너티와 달리 이들은 인수 경쟁을 하다가 힘을 합친 사이다. 서로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고 대립하다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M&A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PEF들이 성공적인 협업으로 유례 없는 글로벌 성장 스토리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