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혁 기자
사진=최혁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 사실을 공식화했다.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그동안의 방침에서 전격적으로 선회한 것이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서면서 하강 곡선을 그리던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95.8% 급감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의 최소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조1000억원에도 크게 못 미쳤다.

이날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 지난 분기 4조원가량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전체 실적을 갉아 먹은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감산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회사는 잠정 실적 참고자료에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감산 대상 제품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DDR4 D램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20~30% 줄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는 예정대로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필수 클린룸 확보 등 인프라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전날보다 2700원(4.33%) 급등한 6만5000원에 마감했다.

김익환/황정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