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그림 그린 러 소녀, 아빠 생이별 뒤 보육원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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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우크라 지지' 그림 탓 아빠 징역 2년형·가족해체
반전론자에 대한 새로운 처벌 방식?…'너무했다' vs '엄단해야' 러 내부 의견 갈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그림을 그려 국제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러시아 소녀가 아빠와 영영 헤어져 보육원에 끌려갈 위기에 몰렸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마리야 모스칼료바(13·약칭 마샤)에 대한 아버지 세르게이 모스칼료프(54)의 양육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모스칼료프는 법원에서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외딴 수형 시설에 2년간 수감될 예정이다.
마샤는 모스칼료프의 양육권이 제한되면 복지당국의 처분에 따라 보육원으로 강제 이송돼 가족 없이 살아갈 공산이 크다.
마샤는 그동안 아빠와 둘이서만 생활해 왔다.
마샤의 어머니는 따로 살아 최근 7년 넘도록 소식이 없다.
모스칼료프와 마샤를 둘러싼 이 모든 비극은 마샤가 학교에서 그린 그림 한 장에서 시작됐다.
마샤는 작년 4월 미술 수업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그림을 그리라는 과제를 받았다.
그는 다른 학생들의 천편일률적 그림과 달리 우크라이나 가족을 그림 주제로 삼았다.
그림에는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가족에게 날아드는 모습과 함께 '전쟁반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이를 본 교사는 교장에게 즉각 신고했고, 교장은 경찰을 불렀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군의 신뢰를 저해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을 형사 처벌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는 반체제인사, 언론인, 배우, 음악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반전 메시지까지 겁박을 통해 차단하려는 검열체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경찰은 마샤에게 그림을 그린 경위를 신문한 뒤 모스칼료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에는 경찰뿐만 아니라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까지 개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녀의 집은 작년 12월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모스칼료프가 SNS(소셜미디어)로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잡아냈다.
그동안 러시아 행정기관들은 부녀를 갈라놓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치를 하고 있었다.
복지당국은 작년 5월 마샤와 모스칼료프 가족을 보호받아야 할 취약가정 목록에 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해온 러시아 인권위원회는 모스칼료프가 아버지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아버지가 불량한 보호자이고 딸은 학교에서 성적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결국 모스칼료프는 올해 3월 가택연금에 들어갔고 마샤는 임시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모스칼료프는 군 명예훼손 선고공판 직전에 벨라루스로 달아났다가 체포됐다.
그는 도주 중에 강행된 궐석재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마샤는 모스칼료프에게 편지를 여러 장 보냈다.
그중 일부에는 '아빠는 나의 영웅'이라는 말과 하트가 있었다.
모스칼료프와 계속 함께 살기를 원한다는 게 마샤의 바람이다.
모스칼료프의 변호인 블라디미르 비리넨코는 "모스칼료프가 자신이 아닌 딸에게 일어날 일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이제 자녀를 빼앗아 가는 방식으로 비판론자들을 처벌한다"며 모스칼료프의 사례가 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 가족의 재결합을 촉구하는 인권단체의 캠페인 속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가족을 떼어놓는 게 비인간적이라는 의견도 있고 군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사유가 어떻든 엄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우크라이나전에 병력을 보내는 용병단 와그너그룹을 이끄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까지 한마디 거들었다.
프리고진은 모스칼료프의 2년형이 너무 지나쳐 부당하다며 현실을 고려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샤가 강제로 보육원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검찰에 서한을 보내고 언론사를 통해 그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공훈을 두고 러시아 정규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반전론자에 대한 새로운 처벌 방식?…'너무했다' vs '엄단해야' 러 내부 의견 갈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그림을 그려 국제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러시아 소녀가 아빠와 영영 헤어져 보육원에 끌려갈 위기에 몰렸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마리야 모스칼료바(13·약칭 마샤)에 대한 아버지 세르게이 모스칼료프(54)의 양육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모스칼료프는 법원에서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외딴 수형 시설에 2년간 수감될 예정이다.
마샤는 모스칼료프의 양육권이 제한되면 복지당국의 처분에 따라 보육원으로 강제 이송돼 가족 없이 살아갈 공산이 크다.
마샤는 그동안 아빠와 둘이서만 생활해 왔다.
마샤의 어머니는 따로 살아 최근 7년 넘도록 소식이 없다.
모스칼료프와 마샤를 둘러싼 이 모든 비극은 마샤가 학교에서 그린 그림 한 장에서 시작됐다.
마샤는 작년 4월 미술 수업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그림을 그리라는 과제를 받았다.
그는 다른 학생들의 천편일률적 그림과 달리 우크라이나 가족을 그림 주제로 삼았다.
그림에는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가족에게 날아드는 모습과 함께 '전쟁반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이를 본 교사는 교장에게 즉각 신고했고, 교장은 경찰을 불렀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군의 신뢰를 저해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을 형사 처벌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는 반체제인사, 언론인, 배우, 음악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반전 메시지까지 겁박을 통해 차단하려는 검열체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경찰은 마샤에게 그림을 그린 경위를 신문한 뒤 모스칼료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에는 경찰뿐만 아니라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까지 개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녀의 집은 작년 12월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모스칼료프가 SNS(소셜미디어)로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잡아냈다.
그동안 러시아 행정기관들은 부녀를 갈라놓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치를 하고 있었다.
복지당국은 작년 5월 마샤와 모스칼료프 가족을 보호받아야 할 취약가정 목록에 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해온 러시아 인권위원회는 모스칼료프가 아버지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아버지가 불량한 보호자이고 딸은 학교에서 성적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결국 모스칼료프는 올해 3월 가택연금에 들어갔고 마샤는 임시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모스칼료프는 군 명예훼손 선고공판 직전에 벨라루스로 달아났다가 체포됐다.
그는 도주 중에 강행된 궐석재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마샤는 모스칼료프에게 편지를 여러 장 보냈다.
그중 일부에는 '아빠는 나의 영웅'이라는 말과 하트가 있었다.
모스칼료프와 계속 함께 살기를 원한다는 게 마샤의 바람이다.
모스칼료프의 변호인 블라디미르 비리넨코는 "모스칼료프가 자신이 아닌 딸에게 일어날 일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이제 자녀를 빼앗아 가는 방식으로 비판론자들을 처벌한다"며 모스칼료프의 사례가 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 가족의 재결합을 촉구하는 인권단체의 캠페인 속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가족을 떼어놓는 게 비인간적이라는 의견도 있고 군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사유가 어떻든 엄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우크라이나전에 병력을 보내는 용병단 와그너그룹을 이끄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까지 한마디 거들었다.
프리고진은 모스칼료프의 2년형이 너무 지나쳐 부당하다며 현실을 고려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샤가 강제로 보육원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검찰에 서한을 보내고 언론사를 통해 그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공훈을 두고 러시아 정규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