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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초등학교 앞. 건널목 한가운데에서 호루라기를 든 채 양방향을 주시하던 교통경찰이 속도를 내던 차량을 멈춰 세웠다.
경찰이 새 학기를 맞아 이날부터 등하굣길 스쿨존 특별단속에 나섰다.
서울 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찰관 5명은 충무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지나는 차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일일이 다가가 스쿨존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교통법규를 설명했다.
경찰의 접근에 사뭇 긴장한 표정이던 운전자들은 '신호등이 없는 스쿨존 건널목에서는 건너는 사람이 없더라도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경찰의 안내를 받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지역은 인쇄소와 공업사가 밀집해 학교 주변으로 화물차가 자주 오가는 탓에 사고 위험이 더 높은 곳으로 꼽힌다.
경찰뿐 아니라 중구청 직원 18명도 함께 나와 스쿨존에서 불법 주정차를 단속했다.
오후 1시30분 본격적인 하교 시간이 되자 학교 앞은 교문으로 쏟아져 나오는 1∼4학년 어린이 수십명과 마중 나온 학부모가 뒤엉켜 순식간에 혼잡해졌다.
친구를 만나 얘기하는 데 정신이 팔려 도로 양쪽을 살피지 않은 채 인도에서 건널목에 발을 디디는 어린이도 있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차도 쪽을 주의 깊게 바라보던 한 학부모는 아이에게 "여기선 절대 뛰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중부서 교통안전계 김경재 경장(31)은 "신호등 없는 건널목 앞 일시정지 의무를 중심으로 계도 활동을 하고 있다"며 "등굣길은 20∼30분 정도면 마무리되지만, 하굣길은 학생마다 귀가 시간이 달라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스쿨존 단속을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몰랐던 교통법규를 알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초등학생 아들을 마중 나온 김윤태(46)씨는 "스쿨존의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서는 일단 정차해야 한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도를 제한해야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더 안전해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3학년 아들의 손을 잡고 귀가하던 김정미(43)씨도 "경찰과 구청에서 이렇게 단속에 나서주니 더 안심된다"며 "스쿨존 앞 교통법규에 대한 인식 개선과 홍보가 더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준오(9)군도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무섭기도 하고 다칠 뻔한 적도 많았다"며 "오늘처럼 차들이 천천히 지나다니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충무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차량은 없었다.
서울경찰청은 새 학기를 맞아 내달 30일까지 스쿨존 교통법규 단속을 한다.
중점 단속 사항은 스쿨존 내 과속, 주정차·신호위반 위반, 신호등 없는 건널목 앞 일시 정지 의무 위반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