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해고가 투쟁과 도전?…인용문에 논란 점화한 美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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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 목사 명언 인용
'도전과 투쟁' 강조하며 정리 해고 통보
'도전과 투쟁' 강조하며 정리 해고 통보
미국의 한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가 정리 해고 통보하며 던진 메시지가 물의를 일으켰다. 구조조정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도전과 투쟁'을 인용하며 리더의 자질을 강조해서다. 이메일로 직원을 해고하는 관행에 대한 비판도 잇따른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니퍼 테자다 페이져듀티 CEO(사진)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명언을 인용하며 일어난 논란에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테자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부적절하고 무감각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페이저듀티의 테자다 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총 7%를 잘라낼 거라고 통보했다.
테자다 CEO는 해고 통보 이메일에 "이 순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언이 생각난다. 바로 도전과 투쟁이다"라고 썼다.
테자다 CEO가 쓴 인용문은 루터 킹 목사가 1963년에 쓴 책 '사랑의 힘'에 나온다. "인간을 평가하는 궁극적인 척도는 그가 서 있는 곳과 안락함이 아니라, 그 자리에 서기 위해 거쳤던 '도전과 투쟁'이다"라는 문구다. 화려한 성공 이면에 있는 도전을 중시하라는 금언이다.
테자다 CEO는 이 문구를 통해 리더십을 강조했다. 회사가 공평한 세상을 만드는 리더를 육성하는 방식을 언급하며 "새로운 임직원을 맞이하고 팀을 재편성해서 기쁘다"라고 썼다.
페이저듀티의 메일이 확산하며 반발이 일었다. 정리해고를 하면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언을 인용한 것도 이상한데, 내용마저 자기 멋대로 오역했다는 비판이다. WSJ은 "테자다 CEO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어조로 구조조정을 통보했다"고 비평했다.
미국 IT업계의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불어닥친 감원 칼바람 속에서 해고 통보를 이메일로 한다는 데에 따른 불만이다. CEO들은 구조조정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기 위해 이메일을 사용하지만, 직원들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있다. 되레 CEO가 직원에게 해고 전화하거나 회의를 개최하는 게 무서워 회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자다 CEO는 사과문 말미에 "해고 소식을 전하는 방식에 있어 (우리는) 지금껏 받아온 감사와 존경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며 "더 사려 깊고 간결하게 전해야 했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지난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니퍼 테자다 페이져듀티 CEO(사진)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명언을 인용하며 일어난 논란에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테자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부적절하고 무감각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페이저듀티의 테자다 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총 7%를 잘라낼 거라고 통보했다.
테자다 CEO는 해고 통보 이메일에 "이 순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언이 생각난다. 바로 도전과 투쟁이다"라고 썼다.
테자다 CEO가 쓴 인용문은 루터 킹 목사가 1963년에 쓴 책 '사랑의 힘'에 나온다. "인간을 평가하는 궁극적인 척도는 그가 서 있는 곳과 안락함이 아니라, 그 자리에 서기 위해 거쳤던 '도전과 투쟁'이다"라는 문구다. 화려한 성공 이면에 있는 도전을 중시하라는 금언이다.
테자다 CEO는 이 문구를 통해 리더십을 강조했다. 회사가 공평한 세상을 만드는 리더를 육성하는 방식을 언급하며 "새로운 임직원을 맞이하고 팀을 재편성해서 기쁘다"라고 썼다.
페이저듀티의 메일이 확산하며 반발이 일었다. 정리해고를 하면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언을 인용한 것도 이상한데, 내용마저 자기 멋대로 오역했다는 비판이다. WSJ은 "테자다 CEO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어조로 구조조정을 통보했다"고 비평했다.
미국 IT업계의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불어닥친 감원 칼바람 속에서 해고 통보를 이메일로 한다는 데에 따른 불만이다. CEO들은 구조조정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기 위해 이메일을 사용하지만, 직원들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있다. 되레 CEO가 직원에게 해고 전화하거나 회의를 개최하는 게 무서워 회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자다 CEO는 사과문 말미에 "해고 소식을 전하는 방식에 있어 (우리는) 지금껏 받아온 감사와 존경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며 "더 사려 깊고 간결하게 전해야 했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