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하이키 /사진=GLG 제공
그룹 하이키 /사진=GLG 제공
그룹 하이키(H1-KEY)가 데뷔 1주년에 맞춰 컴백한다. 불꽃 튀는 4세대 걸그룹 시장에서 운동복을 입고 등장해 건강미를 앞세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들은 이번에 '반전 매력'을 준비했다.

티저에서부터 변화가 느껴진다. 검은색 의상에 웃음기 없는 표정, 상처 입은 멤버들, 그 뒤로는 요정의 날개가 달려있다. 환한 미소와 함께 탄탄한 몸매를 드러내며 시원하게 안무를 소화하던 기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하이키가 이번 컴백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건 '내면의 건강함'이라고 했다.

하이키는 5일 오후 6시 첫 번째 미니앨범 '로즈 블러썸(Rose Blossom)'을 발매한다. 약 6개월 만의 컴백. 하이키는 "항상 해온 루틴을 반복하며 지냈다. 댄스 및 보컬 레슨을 받고, 언어 공부도 하면서 개인 역량을 늘리는데 투자를 많이 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특히 공백기 동안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다고 자신했다. 리더 서이는 "원래도 멤버들끼리 사이가 굉장히 좋은데, 같이 여가 생활도 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팀워크가 더 좋아지더라"며 "우리 팀워크는 10점 만점에 8.5점이다. 나머지 1.5점은 발전 가능성의 의미로 남겨 두겠다"며 웃었다.

'로즈 블러썸'은 누구나 한계에 직면하지만, 그럼에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피어나려는 이들에게 하이키가 바치는 앨범이다.

다 잘 될 거니까 일어나자고 말하는 1번 트랙 '링 디 알람'을 시작으로, 건물 속에서도 악착같이 피어난 장미의 굳건한 자태를 그린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당당한 태도의 근원은 매 순간 땀 흘리며 노력하는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남다른 자신감과 자부심을 녹여낸 '크라운 쥬얼(Crown Jewel)',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유 아 마이 키(You Are My Key)', 하루의 끝에서 꿈을 꾸듯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따뜻한 가사의 '드림 트립(Drip Trip)' 등으로 구성됐다.

서이는 "이번 앨범은 내면의 강인함과 단단함을 모티브로 준비한 앨범이다.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가 이를 잘 표현한 곡이다. 건물은 현대인들의 고통·아픔·실연을, 장미는 사람들을 나타낸다. 어려움과 고난이 있더라도 그 사이에서 피어나자고 말하는 희망찬 곡이다.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들으며 공감하고, 위로도 받을 수 있는 밝은 느낌의 노래"라고 소개했다.
하이키 "데뷔 1주년에 컴백 특별해…잔향 긴 향수 같은 팀 되고파" [인터뷰+]
하이키 "데뷔 1주년에 컴백 특별해…잔향 긴 향수 같은 팀 되고파" [인터뷰+]
하이키 "데뷔 1주년에 컴백 특별해…잔향 긴 향수 같은 팀 되고파" [인터뷰+]
하이키 "데뷔 1주년에 컴백 특별해…잔향 긴 향수 같은 팀 되고파" [인터뷰+]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트랩과 붐뱁을 조합한 힙합 베이스의 리듬 위로 팝 펑크의 코드 라인과 아날로그 신스가 어우러졌다. 리드미컬한 멜로디가 감성적인 가사와 어우러져 편안하게 귀에 감긴다. 하이키는 "시각적으로는 콘셉트가 다크해지고 어두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의미적으로는 듣는 분들을 위로해 드리고 응원하는 밝은 느낌의 곡이다"고 설명했다.

마냥 밝고 활기차게 표현하던 이전 곡과는 달리 진지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어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진 않았는지 묻자 옐은 "이번 곡은 스토리 텔링이 있기 때문에 표정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휘서는 "표정 연기가 조금 어렵긴 했다. 우리끼리 대화를 많이 하며 연구하고, 모니터링도 계속했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스토리를 표정으로 전달하는 게 어렵더라. 그 부분을 신경 써서 연습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은 데뷔 1주년에 발매된다. 의도한 것인지 묻자 리이나는 "운 좋게 타이밍이 잘 맞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1월 5일이 데뷔일이자 컴백일이고, 또 중간에 팀에 합류한 휘서와 함께 기념할 수 있는 1주년이라서 우리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 된 것 같다. 왠지 시작이 좋은 미니 3집이다"라며 뿌듯해했다.
하이키 "데뷔 1주년에 컴백 특별해…잔향 긴 향수 같은 팀 되고파" [인터뷰+]
지난 1년간 활동하며 멤버들은 하이키라는 이름으로 한층 성장했다고. 서이는 "데뷔 땐 무대 위에서 긴장도 하고, 실수도 조금 했다. 다들 강한 척했지만 떨리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한 차례 컴백도 했고, 행사도 다녀 보니 확실히 여유가 생기고 멤버들끼리 합도 더 잘 맞는다. 무대 위에서의 멘트도 자연스러워졌다. 이제야 살짝 프로의 길로 들어가는 느낌"이라며 미소 지었다.

휘서는 "행사를 같이 몇 번 했는데 무대 위에서 눈이 마주칠 때마다 서로 즐기는 게 느껴지더라. 매번 '오늘이 제일 재밌었다'고 말한다. 늘 최고가 바뀌는 무대가 생긴다는 게 좋다"고 했다.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는지 묻자 서이는 "우린 무슨 'OO돌'보다는 '하이키라면 믿고 듣고 보지'라는 반응이 나오는 '보장된 그룹'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휘서는 "사람들한테 향수처럼 남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네 멤버의 색과 캐릭터가 다 다른데, 마치 서로 다른 향을 섞어서 조화로운 하나가 되는 향수 같았으면 한다. 좋은 기억이 우리 음악과 섞여서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기억이 떠오르도록, 잔향이 오래 기억에 남는 팀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 목표로는 음악방송 1위를 꼽았다. 하이키는 "'4세대 여자 아이돌' 대열에 하이키라는 이름이 자주 보였으면 한다. 대중분들에게 하이키가 확실하게 각인됐으면 좋겠다. 하이키가 이번 곡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