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모드로 운전 중인 테슬라 모델S 플래드의 실내 모습. /사진=evamcmillan333 트위터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 중인 테슬라 모델S 플래드의 실내 모습. /사진=evamcmillan333 트위터
테슬라가 도심 자율주행이 지원되는 소프트웨어 ‘FSD 베타 V11’을 지난 11일(현지시간) 출시했다. V10 버전 첫 공개 후 1년 만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로 “몇 주 뒤 기존 FSD 베타 사용자(16만명) 차량을 업데이트하고 이후 미국과 캐나다 전체 소비자에게 배포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테슬라 직원들에게 먼저 업데이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FSD 업데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시내 자율주행이다. 테슬라 일반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고속도로에서만 자율주행이 가능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기술적 완성도 △안전성 문제 △규제당국 법규 등의 이유로 검증된 운전자들에게만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한 FSD 베타 버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2000명이었던 베타 이용자는 최근 16만명까지 늘어났다. 머스크는 “연내 북미 시장 전역에 FSD 베타를 출시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크게 두 개의 스택(Stack‧프로그램 설계 구조)으로 분류된다. 도심 주행 스택과 고속도로 주행 스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고속도로, FSD는 도심 주행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다. 테슬라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두 개의 스택을 하나로 통합(싱글 스택)했다고 밝혔다. ‘싱글 스택’은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하나의 두뇌로 통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머스크 역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싱글 스택’을 강조했다. 사람처럼 더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서다. 테슬라 운전자들은 자율주행 모드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시내에 들어오면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지적해왔다.

그러나 각기 다른 AI 주행 훈련을 하고 있던 두 프로그램을 합치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머스크는 작년 말 한 IT 팟캐스트에서 “AI 신경망의 대규모 재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쇼크 엘루스와미(Ashok Elluswamy)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이사 역시 지난 10월 ‘AI 데이 2’ 행사에서 “1년간 7만5000개의 신경망 모델을 훈련했다”며 “훈련 인프라를 40~50% 늘렸고 약 1만4000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윗을 통해 “스타십 로켓의 궤도 진입과 FSD 베타의 출시가 올해 가장 큰 두 가지 목표였다”며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또 ‘게임은 끝났다’(#GameOver)는 문구를 담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테슬라 전문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는 “FSD 베타 테스터들이 (테슬라 자율주행이) 상당한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2013년부터 자율주행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4년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출시했다. 2016년엔 세계 최초 전기차·자율주행 전용 플랫폼인 하드웨어 2.0을 선보였다. 이어 2019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AI 반도체를 장착한 하드웨어 3.0과 함께 FSD를 공개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만 근 10년을 매진한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드와 폭스바겐 등 테슬라 경쟁사들이 자율주행 기술 자체 개발을 속속 포기하고 있다”며 “벤츠와 엔비디아의 협업 사례처럼 GM, 도요타, 현대차도 결국 외부 AI 업체와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테슬라 지지자들은 “유튜브로만 보던 시내 자율주행을 드디어 실제 체험하게 된다” “테슬라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대쪽은 “시내 자율주행을 이렇게 쉽게 허용해도 되는가”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 테슬라 차주 커뮤니티에선 “한국 시장엔 언제쯤 적용되나”는 질문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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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