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선방한 HMM…4분기부터 실적 급감 우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며 ‘선방’했다.

HMM은 9일 올 3분기 매출이 5조1062억 원, 영업이익이 2조601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기간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인 4조5782억 원, 2조5306억 원을 웃돌았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7.1%, 14.5% 증가했다.

매출만 보면 분기 기준 최대다. 1~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15조589억 원, 영업이익 8조6867억 원, 당기순이익 8조6701억 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이다.

HMM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등 매출원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컨테이너 시황 강세, 수익성 개선 노력, 주요 화주 영업 강화 등을 통해 누적 영업이익률 57.7%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실적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업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4일 기준 1579.21로, 연초 대비 70% 가까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현재 속도가 유지된다면 SCFI가 1000까지 계속해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2020년 4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내 온 점을 고려하면 실적 하락세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주요 서방 국가들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소비가 서비스 부문으로 이전되고, 금리 인상에 따른 구매력 감소 등으로 인해 연말까지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둔화할 전망이다.

HMM 관계자는 “단기 화물 신규 개발, 냉동‧특수‧내륙 화물 등 채산성이 높은 화물 증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물비 절감 등을 병행해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