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표 냉동제품 '피카드' 출시
현지 매장 1000여개…18國 진출
수요 급증에도 기술 장벽 높아
국내 식품기업들 투자·제휴 확대
하지만 밀키트는 편의성·고품질을 앞세워 각 가정에 스며든 뒤 좀처럼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기술적 문제로 꽃피우지 못하던 냉동 밀키트 시장이 최근 열리면서 한 단계 진화하는 모습이다.
피카드에 꽂힌 식품·유통사

컬리는 김 대표가 참여하는 상품위원회에 90여 개 피카드 제품을 올려 플랫폼에 걸지를 심사 중이다. 업계에서는 피카드를 들여오기 위해 CJ 풀무원 신세계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무산됐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컬리를 비롯한 유통·식품기업들이 ‘피카드 쟁탈전’을 펼친 것은 이 회사의 상품 구성 때문이다. 피카드는 1906년 설립된 기업으로 프랑스에만 1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 중이다.

피카드는 냉동제품만 판매한다. 푸아그라와 달팽이 요리 같은 프랑스 정찬부터 식자재, 에피타이저, 디저트까지 코스요리에 해당하는 모든 제품을 냉동 상태로 구입할 수 있다.
채소는 우유 팩 모양 포장에 냉동시켜 유통하는데, 해동해도 향과 맛, 식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프랑스 현지에서 가리비 300g은 9.95유로(약 1만4000원), 10개의 미니슈, 미니 버거 등이 들어있는 빵 종류는 3~6유로(4200~8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냉동 밀키트 대세 되나
컬리가 피카드를 수입해 냉동 제품 구색을 늘리기로 한 것은 냉동 밀키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쿡킷 브랜드에서 냉동 제품을, 풀무원은 8월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냉동 밀키트를 선보였다.기업들이 냉동 밀키트 개발·출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통기한 때문이다. 냉장 밀키트는 유통기한이 1주일 남짓인 경우가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입 후 2~3일 이내에 먹어야 한다. 고기 채소 양념 등이 개별 포장돼 조리 후 배출되는 쓰레기도 많다.
냉동 밀키트는 유통기한을 최장 1년까지 늘릴 수 있다. 데친 파스타면, 시즈닝한 고기, 브로콜리 등 각 재료를 한데 모아 한 개의 비닐에 담아 유통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냉동 밀키트가 아직 국물 요리에 집중돼 있다. 채소를 원물 그대로 냉동하면 해동 과정에서 품질이 급격히 저하돼 관련 냉동 기술을 갖춰야 하는 숙제가 있다.
피카드는 이런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줄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밀키트 시장이 커질수록 유통기한이 길고, 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료가 잘 준비된 냉동 밀키트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