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42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연간 매출(1조5000억원)의 25%를 넘는 규모다.

삼바, GSK 의약품 4200억 위탁생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GSK와 2030년 말까지 의약품 CMO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공시했다. 위탁생산할 제품은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기간은 이달 1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며 계약금은 4207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GSK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이번 계약은 기존 계약과는 별개의 신규 건이다. 생산하는 제품도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GSK는 전통적인 백신 강자다. 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는 오는 12월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개발 중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도 최종 임상 3상에서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서 잇단 수주계약을 따내며 ‘초격차’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 계약 규모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MO는 단일 계약 규모가 4000억원을 넘는 사례가 흔치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액은 2019년 3084억원에서 2021년 1조160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에 공시된 GSK 계약까지 합치면 올 들어 이날까지 수주액은 1조7219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명과 생산공장 등은 고객사와의 계약 규정상 밝힐 수 없다”면서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생산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서비스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