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 경제계가 한목소리로 산업은행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촉구했다. 수도권 집중화를 완화할 수 있는 남부권 경제권역을 키워야 한다는 게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 16일 울산·경남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서 부·울·경 경제계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단순히 금융 공기업 하나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하고 지방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토 비중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이 전 국토의 자원과 기업은 물론 지역 청년까지 흡수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경제계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수도권 이외 새로운 경제 축을 세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산업은행 이전이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전례가 있다”는 반론을 폈다.

부·울·경 상의는 지역 제조업의 부활과 금융산업의 육성, 나아가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차원에서 산업은행 이전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본사 소재지를 서울로 명시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에 여야 정치권이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산업은행 임직원의 주거, 교육, 정주 여건 등 불편 사항을 해결할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부산시에 요청했다.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은 “산업은행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며 “부산을 넘어 인근 울산·경남지역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