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5인조로 팀을 재정비한 이들은 '퍼포먼스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지난 5월 데뷔했던 르세라핌은 약 5개월 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왔다. 허윤진은 "첫 컴백인데 데뷔 때보다 큰 부담감을 느꼈다. 그만큼 열심히 했으니 무대 위에서는 자유롭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채원은 "데뷔곡 퍼포먼스를 뛰어넘을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고, 카즈하는 "데뷔 앨범을 준비할 때는 '과연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해 주실까', '어떤 분들이 우리 음악을 들어주실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엔 기다려주는 팬분들이 있어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5개월의 준비 기간이 짧지는 않았는지 묻자 홍은채는 "이번 앨범의 주제와 곡은 데뷔 전부터 준비가 돼 있었다. 그래서 데뷔 활동이 끝나자마자 녹음과 연습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티프래자일'은 시련을 대하는 르세라핌의 당당한 태도를 이야기한다. 앞서 데뷔앨범 '피어리스(FEARLESS)'를 발표하며 세상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르세라핌만의 서사가 그려진다.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됐다.

멤버들은 앨범에 대해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실력으로 극복해나가고 르세라핌만의 길을 열어가겠다는 뜻"이라면서 "누구나 그렇듯 자기가 가는 길이 다 꽃길은 아니지 않냐. 우린 목표가 있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는 마음이 확고한 팀이라 이런 마음을 앨범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 60만 장을 돌파했다. 이는 데뷔 앨범 '피어리스'의 총 선주문량 38만 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카즈하는 "다 같이 연습할 때 그 소식을 들었다.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많은 분이 우리 노력을 알아준 것 같아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62만장이라는 게 정말 큰 숫자이지 않냐. 르세라핌으로서 내는 두 번째 앨범인데 이렇게 큰 사랑을 줘서 팬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무대로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안티프래자일'은 무게감 있는 라틴 리듬이 가미된 아프로 라틴 스타일의 팝이다. 시련을 마주할수록 더 성장하고 단단해질 거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힘든 시간 역시 성장을 위한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단단해지겠다는 르세라핌의 각오가 인상적이다. 이번 곡 역시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카즈하는 "처음 들어보는 스타일이라 신기했고, 멤버들이랑 춤이 엄청 어렵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웃었다.

실제로 멤버들은 입을 모아 안무 난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채원은 "안무가 정말 어렵다. 초반에는 처음 해보는 동작이 많아서 소화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내 "데뷔 때보다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라고 전했다.

사쿠라는 "'피어리스' 활동이 끝나자마자 준비를 시작했는데, '피어리스'보다 최소 2배는 어렵다. '안티프래자일'을 하니 '피어리스'가 발라드처럼 느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은채는 "이번 안무 연습을 하면서 팔근육이 생겼다"고도 했다.
르세라핌이 거듭 강조한 것은 '성장'이었다. 멤버들은 "데뷔 땐 늘 긴장한 상태로 녹음했다면, 이번에는 서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PD님들도 이번 녹음은 훨씬 더 빨리했다고 칭찬해줬다"며 뿌듯해했다.

카즈하는 "데뷔했을 때 상상 이상으로 좋은 반응이 오고 팬분들이 큰 사랑을 줘서 그걸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녹음이나 안무 연습을 할 때 디테일한 부분까지 더 신경 썼다"고 밝혔고, 김채원은 "데뷔 때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대에서 맘껏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표정도 더 풍부하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채원은 "퍼포먼스에 욕심이 많은 친구들이다. '퍼포먼스 하면 르세라핌'이라는 이미지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다만 '학폭 의혹'이 불거졌던 김가람이 탈퇴한 후 처음 선보이는 신보임에도 팀 재편에 관한 질문엔 답변을 회피했다. 멤버 탈퇴로 힘든 시간을 겪진 않았는지, 구성원 변화에 따른 작업 방식의 변화는 없었는지, 긍정적인 측면은 없었는지 등 질문이 나오자 서로를 쳐다보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다 허윤진은 "데뷔앨범을 준비하고 활동하면서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이후에도 '안티프래자일'을 준비하면서 모든 노력을 쏟았다. 활동하며 앞으로 할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어 활동이 기대된다. 앞으로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김채원 또한 "데뷔 앨범, 미니 2집 모두 똑같이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르세라핌의 미니 2집 '안티프래자일'은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