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미국 주식 다팔았다"…현금 확보나선 슈퍼리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블라인드 인터뷰
지난 29일 국내 최고의 부자들이 몰려있는 한 대형증권사의 VIP 전용 PB센터의 프라이빗뱅커(PB)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파월'의 매파적 발언 이후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움츠러들면서 주식을 처분한 슈퍼리치들이 늘어나서다.
슈퍼리치들이 맡긴 수천억원을 관리하는 베테랑 PB를 통해 '검은 금요일' 이후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지난 26일 뉴욕증시가 급락한 이후 주말을 지나 국내 증시도 월요일부터 낙폭이 컸습니다. 고객들의 관련 문의들이 많이 있었나요?
"불과 2주전만해도 월가에서 나오던 낙관론이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 때문에 위기에 예민한 고액자산가들은 주식 자산을 크게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을 얼마나 줄였나요?
"주식 비중이 높았던 한 고객은 5분의 2가량을 처분했습니다. 또 다른 한 고객은 연말께 필요한 자금이 있어 미국 주식을 전부 현금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연말까지 반등이 어렵다고 본건가요?
"일단 베어마켓 랠리가 끝났다는 의견에 대해선 고객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9~10월 약한 반등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연말에 자금이 목돈이 필요하다면 지금 매도할 것으로 권했고 실제 고객들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결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지수가 지금 상태보다 크게 더빠지지 않겠지만 의미있는 반등이 나오기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을 멈출 때가 아니다"고 한 발언의 파장이 상당한 거 같은데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기대했던 시장은 당연히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유럽과 중국의 상황이 더 나쁘다는데 있습니다. 7월 독일의 생산자물가지수 PPI가 전년 대비 37.2%나 급등했고, 내년 초 영국의 예상 물가 상승률이 18%에 달한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니까요. 거기다가 중국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미국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경우 강달러가 계속될텐데 이런 환율환경은 미국 기업들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이머징 마켓도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곳곳에 부정적인 요인이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슈퍼리치들은 올해 투자 성적이 괜찮았나요?
"일단 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비중을 애초에 라이트하게 가져온 것도 있고, 고액자산가들은 주로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환율 효과를 크게 봤습니다. 투자 수익률을 환차익으로 메운 분들이 다수라 가장 수익률이 좋지 않은 분들이 -5% 정도에 그쳤을껍니다. 시장 대비 큰 폭으로 아웃퍼폼을 한 셈이죠"
▶손실율이 높은 개미들에 비해 고액자산가분들은 큰 손해를 보지 않으셨나보네요
"펀드 투자를 하고 있던 고객들은 조금 손해를 보신분도 있습니다. 펀드들이 전부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이죠. 앞으론 펀드 투자를 하려는 고객들이 거의 사라지고 ETF로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을 판 현금은 그대로 보유하는건가요?
"현재 발행어음 금리가 꽤 괜찮기 때문에 발행어음으로 보유를 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 기간물로 안분해서 보유하고 있다가 의미있게 큰 폭의 조정이 나오면 언제든 다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단기물로 운용하면서 발행어음이나 RP를 중도환매해 다시 투자에 나서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도 단기 조정보단 조정이 계속될 경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슈퍼리치들이 맡긴 수천억원을 관리하는 베테랑 PB를 통해 '검은 금요일' 이후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지난 26일 뉴욕증시가 급락한 이후 주말을 지나 국내 증시도 월요일부터 낙폭이 컸습니다. 고객들의 관련 문의들이 많이 있었나요?
"불과 2주전만해도 월가에서 나오던 낙관론이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 때문에 위기에 예민한 고액자산가들은 주식 자산을 크게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을 얼마나 줄였나요?
"주식 비중이 높았던 한 고객은 5분의 2가량을 처분했습니다. 또 다른 한 고객은 연말께 필요한 자금이 있어 미국 주식을 전부 현금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연말까지 반등이 어렵다고 본건가요?
"일단 베어마켓 랠리가 끝났다는 의견에 대해선 고객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9~10월 약한 반등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연말에 자금이 목돈이 필요하다면 지금 매도할 것으로 권했고 실제 고객들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결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지수가 지금 상태보다 크게 더빠지지 않겠지만 의미있는 반등이 나오기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을 멈출 때가 아니다"고 한 발언의 파장이 상당한 거 같은데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기대했던 시장은 당연히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유럽과 중국의 상황이 더 나쁘다는데 있습니다. 7월 독일의 생산자물가지수 PPI가 전년 대비 37.2%나 급등했고, 내년 초 영국의 예상 물가 상승률이 18%에 달한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니까요. 거기다가 중국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미국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경우 강달러가 계속될텐데 이런 환율환경은 미국 기업들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이머징 마켓도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곳곳에 부정적인 요인이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슈퍼리치들은 올해 투자 성적이 괜찮았나요?
"일단 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비중을 애초에 라이트하게 가져온 것도 있고, 고액자산가들은 주로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환율 효과를 크게 봤습니다. 투자 수익률을 환차익으로 메운 분들이 다수라 가장 수익률이 좋지 않은 분들이 -5% 정도에 그쳤을껍니다. 시장 대비 큰 폭으로 아웃퍼폼을 한 셈이죠"
▶손실율이 높은 개미들에 비해 고액자산가분들은 큰 손해를 보지 않으셨나보네요
"펀드 투자를 하고 있던 고객들은 조금 손해를 보신분도 있습니다. 펀드들이 전부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이죠. 앞으론 펀드 투자를 하려는 고객들이 거의 사라지고 ETF로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을 판 현금은 그대로 보유하는건가요?
"현재 발행어음 금리가 꽤 괜찮기 때문에 발행어음으로 보유를 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 기간물로 안분해서 보유하고 있다가 의미있게 큰 폭의 조정이 나오면 언제든 다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단기물로 운용하면서 발행어음이나 RP를 중도환매해 다시 투자에 나서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도 단기 조정보단 조정이 계속될 경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