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박 부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국민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관련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라"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한 총리는 "아이들마다 발달 정도가 다르고 가정마다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책임 장관'을 내세워 부처별 자율성을 강조해왔던 한 총리가 본인이 직접 담당하는 현안이 아님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당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총리실 설명이다.
그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학부모 등의 우려가 크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한국식 8세)에서 만 5세로 1살 낮추는 방안이 논의된 데 대해 유아 발달단계나 돌봄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한 총리는 교육 당국의 발표 직후부터 반발이 격화하자 주말 내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과 기사 댓글 등을 통해 여론 흐름을 계속 살폈고, 총리실 내부에서도 관련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총리에게 연락하기 전 대통령실과도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쳤다는 후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첫 여름휴가 중이다.
한 총리는 박 부총리와의 통화에서 교육부의 당초 발표대로 교육 공급자와 수요자의 찬반 의견과 고충을 빠짐없이 듣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보완책을 마련하고, 정책의 모든 과정을 언론에 투명하고 소상하게 설명·소통하라고 지시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총리가 해당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것이 아닌 "국민 걱정이 큰 만큼 더 경청하고 소통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총리실이 보도자료에서 '교육부의 당초 발표대로'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