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려 시작했는데 일 커져"…부천국제영화제서 단편 상영
첫 영화연출 문근영 "스크린 상영만으로도 감사"
"처음에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일이 어마어마하게 커졌네요.

다들 좋게 봐주시고 이렇게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떨떨하고 감사해요.

"
배우 문근영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10일 오후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경기 부천시의 한 영화관에서 그가 연출한 단편 세 편이 처음으로 상영됐다.

문근영은 상영 이후 관객들과 대화 자리에서 "겁이 나고 무섭다"면서도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기생활 24년 차인 문근영이 영화감독으로 나선 건 지인들과 바치 창작집단을 꾸리면서다.

문근영은 "작정하고 결연한 의지로 시작한 일은 아니다"라며 "감독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조금 부담스럽다"고 했다.

첫 영화연출 문근영 "스크린 상영만으로도 감사"
이날 상영된 연출작은 '심연'과 '현재진행형', '꿈에 와줘' 등 러닝타임 9∼15분짜리 작품이다.

모두 대사 없이 배우 표정과 몸짓, 음악과 조명으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다.

수중촬영으로 구성된 '심연'에서는 문근영이 직접 연기도 했다.

문근영은 "첫 작품을 물 속에서만 촬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대사를 할 수 없었고 이후 작품들도 대사가 없어졌다"며 "표정과 움직임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멤버들이 만든 작품이어서 그 나이대에 가질 법한 고민과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다 같이 고민하면서 열심히 살아보자고 위로하는 결말을 생각했어요.

"
세 작품에는 혼란과 좌절, 상실감과 그리움 같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문근영은 특히 빛을 표현에 중요한 요소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첫 영화연출 문근영 "스크린 상영만으로도 감사"
"어둡고 갑갑하고 벗어나고 싶은 상황에서 빛을 희망 같은 존재로 표현하잖아요.

내가 온전히 살아있으면 빛도 어둠도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배우가 느끼는 압박감을 표현하기도 했고요.

"
문근영은 "연기와 달리 연출은 혼자서 판단을 빠르게 내려야 했다"며 "감독은 정말 외로운 직업이라고 느꼈지만 자유롭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스크린으로 보니 단점들이 보이더라"며 "연기로도 곧 여러분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