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하는 벌레 우글우글, 징그럽다"…은평구 주민들 '패닉'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 고양시에 이른바 '러브 버그'라 불리는 벌레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은평구 등 서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러브 버그가 대거 출몰해 집 안으로 들어오거나 창문 등에 붙어 피해를 겪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미치겠다, 정말. 처음에는 단순하게 몇 마리 죽이면 될 줄 알았다"며 "거실 천장에 두 마리가 딱 붙어 있길래 그냥 휴지로 처리했는데 한 시간 지났나. 갑자기 8마리가 떼로 출몰했다. 거의 밤 11시쯤이었다. 두려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러브 버그로 인한 피해 사례는 지역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쏟아진다. 지역 주민들은 "저희 13층인데 주방에서 봤다" "전날 저녁 내내 잡았다" "바깥 창문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너무 징그러워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정말 우글우글하다"고 했다.

실제로 러브 버그 민원이 폭주하면서 구·시청과 주민센터, 지역 보건소 등은 다른 업무에 지장을 겪을 정도라고 한다. 이 벌레가 올해 들어 갑자기 증가한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습한 날씨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러브 버그는 건조한 날씨에 약해 자연 사멸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올해에는 러브 버그 번식기인 6월 말 수도권에 며칠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비로 해충 약을 뿌리는 게 효과가 없어 구청이나 보건소에서 제때 방역을 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러브 버그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다.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에서 발견되며, 1cm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파리과 곤충이다. 짝짓기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 버그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독성도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지만, 러브 버그 특유의 생김새가 혐오감을 주는 데다 사람에게도 날아드는 습성이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