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직이 전격 사임한 것을 두고 "박 실장에게 어떤 상황인지 들었고, 제가 박 실장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자력 본부 현장 답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박 실장이 울산 지역구에 있다가 제가 포항에 있으니까 와서 이야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박 실장의 사임을 두고 '윤심(尹心)'이 떠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런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박 실장과 어제 대화에선 그런(윤심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박 실장과 따로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 실장의 사퇴를 놓고 "이 대표에게 알아서 거취를 결정하라는 경고"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박 전 원장이 어떤 인식으로 말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적은 이유에 대해선 "아무리 이런 정치 상황들이 계속 발생하더라도 개혁 동력이라는 것은 이어 나가야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당 지지율 추세나 정부 지지율 추세 같은 것들도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은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개혁 방향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실장은 이날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지 약 3개월 만에 당대표 비서실장직 사의를 밝혔다. 자진 사퇴의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다.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간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측과 이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달 7일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이 대표에 대한 '친윤계'가 본격적인 '이준석 고립 작전'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