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일사관' 칼럼 논란 등 부각…"문창극처럼 사퇴하라"
국힘은 해명 기회 주며 엄호…박보균 "글 맥락 일방적 해석"
자녀 관련 의혹 자료제출 미비·답변 태도도 도마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일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박 후보자의 자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박 후보자의 과거 칼럼·강연 내용 등을 바탕으로 '친일 역사관', '정치적 이념 편향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세를 퍼부었고, 자녀들을 둘러싼 각종 특혜 시비와 관련해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는 점을 두고도 난타가 계속됐다.

반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박 후보자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며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박보균 청문회…민주 '이념편향' 공세, 국힘 '정책검증' 집중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박 후보자가 과거 칼럼에서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친일 사관 논란을 옹호하는 논리를 폈다면서 "극심한 갈등과 분열이 임기 내에 일어날 듯하다"며 "후보자의 역사관으로 인해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이 부끄러워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친일 논란과 관련한) 입장이 국민과 전혀 다르다면 지금이라도 중앙일보 선배인 문 전 후보자처럼 사퇴하는 게 맞다"고 쏘아붙였다.

같은당 임오경 의원은 박 후보자의 2014년 한림대 과학원 강연 중에서 '일본인들의 준법정신'을 언급한 대목에 관해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미화하는 내용이고, 아시아 침략으로 인해 일본인들의 준법정신 높다는 궤변"이라며 "(박 후보자의) 국적이 의심스럽다.

일본 내각의 문부성 인사청문회를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임 의원은 "아무리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해도 이런 발언들은 지나치다"면서 "이런 왜곡된 역사관으로 제대로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일본이 최근 보이는 질서 의식을 이야기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의 질서 의식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 사회 일각의 끼어들기나 주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그렇지 않았다, 남의 탓을 하기 전에 자기 탓, 자기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는 게 (학생들에게) 자극이 되라는 뜻으로 썼다"고 덧붙였다.

박보균 청문회…민주 '이념편향' 공세, 국힘 '정책검증' 집중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기자 시절 문화·체육·관광 분야와 관련해 전문성을 발휘한 사례를 부각하고 코로나19 피해 대책에 대해 질문하는 등 정책 위주 검증에 집중하며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최형두 의원은 박 후보자가 1990년대부터 각종 언론 보도와 저술 활동을 통해 미국 워싱턴D.C. 소재 대한제국 공사관을 매입하는 데 일조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와 전통의 자주성을 회복하는 계기였다"고 치켜세웠다.

배현진 의원은 자신의 질의 순서에 "본인의 능력과 자질에 관해서 이야기할 만 한 게 있나"라며 박 후보자에게 발언 기회를 부여했고, 이에 박 후보자는 "중앙일보 편집국장 시절인 2015∼2016년 출판, 영화, 스포츠 기사를 과감하게 신문 1면에 올렸고, 정치부장 시절인 1999년쯤 발레를 하는 사람들을 후원하는 모임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또 장관에 취임할 경우 현 정부 정책 중에 계승할 것과 개선할 것을 각각 답해보라고 했고, 박 후보자는 한류 콘텐츠 산업 관련 정책 기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반면 "언론의 자유 문제나 중국의 '한한령' 대책에 관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적 견해를 밝혔다.

박보균 청문회…민주 '이념편향' 공세, 국힘 '정책검증' 집중
민주당은 검증자료 미제출 문제로 종일 박 후보자를 질타했다.

민주당이 문제 삼은 부분은 해외에 체류 중이라고 밝힌 박 후보자의 장녀가 '사실혼'을 사유로 재산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거나, 차녀가 CJ제일제당에 재직하면서 근로 소득이 이례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내용 등 주로 두 딸 자녀와 관련된 내용이다.

민주당은 이 밖에 차녀의 자사고 편입 과정에 대한 '특혜 시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치른 장녀 결혼식 비용에 대한 '대납 의혹' 등을 제기하며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기업비밀 등에 관한 "무차별적 요구"라고 비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박 후보자의 답변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의 칼럼과 관련해 '전두환 미화' '친일 역사관' 등 논란을 제기하자 박 후보자는 "다수의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글의 맥락을 일방적으로 해석한 것을 어떻게 사과하느냐"고 반박했다.

전용기 의원이 '지난 2013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주최한 일왕 생일파티에 참석한 기자는 후보자가 유일하다'고 지적하자 "확인해봤냐"고 맞받았고 허리를 뒤로 젖히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정청래 의원은 "지금 국회의원들한테 갑질하러 나온 것인가" "제2의 윤석열인가.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국회에 나와서 이랬다"라고 질타했고,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위원장 또한 "후보자는 의원이 질문을 하고 답변을 요구할 때만 답변하라"라고 주의를 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