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 사진=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 사진=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공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두고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이 오늘 대구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하고 국민통합과 새 정부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화해의 장을 마련했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갈등과 분열로 나눠진 대한민국을 봉합하는 국민통합"이라며 "윤 당선인은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성별, 계층으로 갈라진 나라를 통합해야 할 무거운 책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통합의 첫걸음"이라며 "박 전 대통령께 미안한 마음을 말하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이제 과거를 포용하고 미래를 여는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하는 일만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동으로 두 분의 구원 해소와 함께 국민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 사진=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 사진=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공
윤 당선인은 이날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박 전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하여튼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 이제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또 박 전 대통령님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이나 이런 거에 불편하신 점은 없는지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예방에 배석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의 백브리핑에 따르면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약 50분간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먼저 "과거 특검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굉장히 아쉽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정책을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월 9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도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 상태로는 자신이 없지만, 앞으로 노력해서 가능하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윤 당선인은 "경호나 병원 문제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는 윤 당선인의 부탁에 "외교·안보라는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며 "여러 나라와 신뢰를 맺어서 '윈윈'해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시대다. 안보와 경제도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대구시장직에 출마한 유 변호사를 공개 지지했던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도 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