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직원이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경기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직원이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제외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매출 비중이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팹리스(설계 전문 분야)는 약 1% 비중에 불과해 대만은 물론 중국에도 밀리는 것으로 조사돼 분야별 기술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본사가 위치한 국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종합반도체회사+팹리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매출 점유율은 54%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회사(IDM)를 보유한 한국은 미국에 이어 22%의 비중을 차지하며 대만(9%), 유럽(6%), 일본(6%), 중국(4%) 등에 앞섰다.

다만 팹리스만 놓고 보면 국가별 순위에 큰 지각 변동이 생겼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을 보유한 미국은 전 세계 매출 비중이 68%로 압도적 1위다. 2위 대만(21%)과 두 배 이상 격차다.

반면 전체 2위를 차지한 한국은 팹리스 매출이 고작 1%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9%)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도 1%에 그쳤다.

IC인사이츠는 "한국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극도로 취약하다"면서 "특히 일본기업들은 1990년대 거의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지난 30년 동안 점유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1990년 기준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49%의 점유율을 기록해 미국(38%)을 제치고 1위였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급격히 내리막을 걸으며 지난해에는 6%까지 하락했다.

IC인사이츠는 "대만과 중국 기업은 종합반도체회사의 비중이 매우 낮다"면서 "전반적으로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과 관련해 가장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말 기준 국가별 반도체 시장점유율 [자료=IC인사이츠 제공]
2021년 말 기준 국가별 반도체 시장점유율 [자료=IC인사이츠 제공]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