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역을 맡았다 하면 작품을 인기 드라마로 만들어내는 배우 박하나(37)를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욕을 많이 먹었다"면서 "요새는 악성댓글이 달리면 저를 옹호해주시는 분들이 반격도 해주시고 '연기를 잘해서 그런 거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힘내라'는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박하나는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오랜 짝사랑 상대였던 이영국(지현우 분)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친아들을 되찾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서슴지 않는 조사라를 연기해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우수상을 받았다.

또 "기존에 맡았던 악역들에 비해 내공이 깊어 새로웠다.
이기적인 욕심만 아니었다면 사라도 나쁘지 않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기하는 내내 불쌍했다"고 했다.
"누가 봐도 들킬 수 있는 계획을 짜는 그런 허당미가 있어서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나마 덜 미워하시지 않았나 싶어요.
시장이나 식당에 가면 어머님들이 '회장님 말고 더 좋아해 주는 차건 같은 사람 만나라'고 응원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웃음) 그래도 임신한 아기를 회장님 아이라고 거짓말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최종회에서 하나뿐인 엄마와의 관계도 멀어지고, 배 속의 아이까지 잃은 채 한국을 떠나는 사라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모든 거짓말이 들통난 뒤 이영국에게 내쳐지는 신을 꼽았다.
"물론 조사라가 잘못했지만 '이 여자는 미친 여자'라면서 당장 내보내라고 하시는데 정말 너무 비참한 거예요.
너무 추워서 다리가 덜덜 떨릴 만큼 추운 날이었는데 그 순간은 너무 몰입이 되다 보니까 서러워서 추운 것도 잊을 정도였어요.
"
지현우와는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강은탁과는 '압구정 백야' 이후 다시 만난 박하나는 "두 번째라 그런지 연기 호흡도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현우와는 "전작에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절절하게 연기했었다"면서 "다음에는 현실판 남매로 나와서 끈끈한 '케미'(케미스트리·궁합)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누군가한테 미움을 받는다는 건 여전히 두렵다"고 했다.
"덤덤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여전히 악성 댓글은 가슴에 꽂히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반응을) 안 보려고 하는데 자꾸 보게 돼요.
(웃음) 다음엔 시트콤이나 로맨틱 코미디처럼 저를 다 내려놓을 수 있는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