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명소 경화역·여좌천에 인파 몰려…이번 주말 절정 예상
'벚꽃 일번지'로 손꼽히는 경남 진해 시가지에서 일제히 피어난 연분홍 벚꽃이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1일 오후에 찾은 진해 경화역 공원은 철길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가 피워낸 벚꽃들로 장관을 이뤘다.

한껏 물오른 벚꽃은 철길 위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아치형 터널을 만들었다.

철길 주변으로는 한철 벚꽃이 선사하는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점심시간 짬을 내 벚꽃 구경에 나선 인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모처럼 친구들과 같이 나와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학생들을 인솔해온 교사는 "늘 마스크를 쓰고 교실에서 생활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나 나오고 싶어했다"며 "다시 마음을 새로 다져 한 해 수능을 준비하자는 마음"이라고 웃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떨치고 있지만 설렘 가득한 상춘객들의 발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했다.

진해 벚꽃 구경은 처음이라는 조모(30·부산)씨는 "날씨도 좋고 (진해 벚꽃이) 워낙 유명해서 연인과 함께 보러왔는데, 이렇게 나와보니 코로나19가 끝난 것 같고 정말 좋다"며 "코로나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이제는 피할 수 없으니 즐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물길을 따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여좌천 벚꽃도 일제히 만개했다.

상춘객들 머리나 어깨 위로 흩날리는 벚꽃비는 봄의 낭만을 더했다.

유명 포토존 앞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파로 붐볐다.

신모(60·창원)씨는 "코로나19 상황도 있고 하니 주말보다는 평일이 나을 것 같아서 오늘 가족들과 함께 벚꽃을 보러 왔다"며 "마스크 없이 꽃구경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진해 도심 벚꽃의 90%는 개화한 상태다.

이번 주말이면 그야말로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진해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상춘객 발길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만큼 진해 벚꽃 명소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라는 현수막과 팻말을 내걸었다.

대부분은 이를 지켜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벤치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테이크아웃 음료를 마시거나 솜사탕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코로나19 여파에 축제까지 취소되면서 영업 타격을 우려하는 상인도 있었다.

여좌천에서 테이아크웃 음료 등을 파는 한 50대 상인은 "평소라면 한 잔씩 손에 들고 마시면서 벚꽃 구경을 했겠지만, 마스크를 다 쓰고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게 안 되다 보니 타격이 크다"며 한숨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