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저자 서제학, 신수지
출처: Anemone123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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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에서 가장 많은 공감 메시지를 받은 에피소드가 바로 ‘가장 부질없는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특히 초년생 때 착각하기 쉬운 게 바로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인데 이것이야말로 빨리 버려야 할 부질없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가족들의 존중 속에서 제법 비슷한 성향의 지인들과 어울리며 성장한 초년생이라면, 종종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내가 선의로 다가가기만 하면’ 어떤 상대든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의 인정과 사랑을 크게 갈구할수록 돌아오는 것은 더 큰 서운함과 자괴감일 때가 많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르고, 세상에는 선의가 선의로 돌아오는 관계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묵묵히 나의 일만 하더라도 누군가는 내 노력을 시기·질투할 수 있다. 이유 없이 미움받는 경우도 있다.

성녀 마더 테레사조차 특정인들에게 ‘종교 영업’이라 비난받았는데, 식사 시간만 늦어져도 짜증이 올라오는 우리 같은 일반인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은 평생 불가능이라고 본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양질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창의적인 마케팅을 하고, 진정성 있는 사회적 책임을 꾸준히 이행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고객 대상으로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만큼 더욱이 모두에게 사랑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전이라면 어느 정도는 가능했을지 모른다. 지금처럼 매체가 다양화되지 않고, 거실 TV가 유일한 낙이었던 그 시절 말이다.

광고 하나 잘 만들어서 TV에 매체비 빵빵하게 돌리면, TV 외에 눈 돌릴 곳 없던 고객들은 기업이 던지는 메시지를 거실에 앉아 그대로 받아들이곤 했다.

당시는 대중 간의 정보 공유나 서칭도 제한적이던 시절이라 더 그랬다. 유명 연예인이 촬영장에서 처음 보는 상품을 들고 “꾸준히 써보니 좋더라” 하면 ‘저거 좋은가 보다’ 했고, “이 기업이 (최근 채용비리 이슈가 있지만) 착한 일을 많이 합니다” 하면 ‘착한 기업인가 보다’ 호감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천지가 개벽했다. 볼 수 있는 채널과 콘텐츠가 넘쳐나고, 가족들이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한들 각자의 손에는 스마트폰, 태블릿이 하나씩 들려있다.

정보들은 또 얼마나 빠르고 쉽게 공유되는지, 과장·허위광고는 온에어 하루 이틀 만에 유튜브 정의의 사도들에게 멱살 잡혀 사이버 광장의 악플 돌팔매질을 받는다.

놀랍게도, 이렇게 매체가 다변화되고 100이면 100명이 각각 다른 메시지를 원하고 받아들이는 이 시대에도 무작정 “TV에서 한번 크게 터뜨려 봅시다!” 외치는 이들이 있다.

“타깃 성별은?”, “연령층은?”, “라이프 스타일은요?” 하고 물으면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돈 많이 쓸 테니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만들어 보세요”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2022년 현재 마케팅에서 대중이라는 개념은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비교적 대중에 가까운 다수’라는 타깃층은 있을 수 있지만, 단일 매체로 모두에게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코자 하거나 “20대, 30대, 40대, 50대를 아울러 사랑받는 상품/서비스가 되고 싶다” 외치는 것은 마치 거실에 홀로 켜져 떠들고 있는 TV와 같은 격이다.

타깃은 쪼개고, 매체는 다양화하고, 메시지는 더 정직하고 심플하게 바뀌어야 한다. 기업은 매체비 규모보다 어떤 메시지를 어떤 고객에게 전달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TV 광고를 초수만 잘라서 유튜브에 올릴 것이 아니라, 동영상 플랫폼/SNS/메타버스 등 각 채널 특성에 맞는 타기팅/기획/편집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요즘과 같은 광고 포화 시대에 광고 역시도 하나의 콘텐츠로서, 기업이 준비한 메시지를 즐겨볼 준비가 된 고객의 ‘좋아요’를 받을 수 있다.

다수에게 관심받기보다는 소수에게라도 ‘찐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마케팅이 중요하다. 그래야 내 연봉보다 수십, 수백 배 많이 필요한 소중한 광고비가 ‘부질없는 것’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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