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덕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장(왼쪽부터)과 박재현 인프라 운영부장, 김윤호 의료기술센터 팀장이 3D 프린터 앞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경묵  기자
김현덕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장(왼쪽부터)과 박재현 인프라 운영부장, 김윤호 의료기술센터 팀장이 3D 프린터 앞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경묵 기자
대구시 달성공단의 오대금속(대표 김창현)은 자동차 부품에서 의료기기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2019년 한 번에 모발 10개를 이식할 수 있는 모발이식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첨단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18개의 모발을 자동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제품이 상용화되면 의료진의 피로도와 환자 마취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구시는 모발 이식 분야 의료관광 활성화에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대금속은 지난해 442억원의 매출 가운데 내연기관 부품 비중이 80%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5년 내 의료기기만으로 매출 500억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2015년 문을 연 첨단기술원이 대구 신산업 혁신의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기술원은 지난해 오대금속을 비롯한 975개 기업이 4703건의 시제품을 제작했거나 GMP(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 시설에서 의료기기를 생산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의료·로봇·미래차…한해 1000개 기업 신사업 지원
첨단기술원은 의료 미래차 로봇 등 ‘5+1 신산업 혁신’에 나선 대구 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현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신생기업은 물론 중소·중견, 대기업도 이곳을 찾았다.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시제품을 생산해 사업화할 수 있는 설계 인력과 장비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94명의 기계 전자 통신 의료 전문가가 컨설팅부터 설계, 해석, 디자인 검사 인증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당 6억~10억원인 금속 3차원(3D) 프린터 10여 대 등 국내 최대인 50여 대의 3D 프린터가 이곳에 모여 있다. 컬러 콘택트렌즈를 생산하는 비전사이언스 관계자는 “중소기업으로선 갖추기 어려운 동역학 및 유동해석 모델을 구축해 안료의 배합 효율 애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현덕 첨단기술원장은 “혁신에 나선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설계와 시제품 제작”이라며 “수십 년간 하도급 체제에 익숙해진 지방 경제 구조에서 설계 인력과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곳이 없어 이 부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경북대 산하 3D융합기술지원센터로 시작된 첨단기술원은 2015년 본원 건립 후 3D융합, 레이저응용, 휴먼케어, 드론, 스마트시티 등 6개의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치과뿐만 아니라 정형 임플란트 부품 개발을 의뢰하는 기업도 부쩍 늘어났다. 3D 프린터에서 막 생산된 손톱 크기의 고관절 척추 케이지는 개당 가격이 50만원대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가 치과 임플란트뿐 아니라 의수 제작, 정형 임플란트 분야에도 강점이 많아 새로운 의료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해외에서 2000만원 정도인 의수를 대구에선 600만원에 제작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의료관광객이 늘고 있다.

김 원장은 “미래차와 의료기기 등 융합 제품은 전자와 기계 동시 설계가 중요하다”며 “융합 설계를 특화해 대구·경북이 글로벌 신산업 혁신 선도 도시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