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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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를 ‘봐주기 기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의자가 설립한 재단에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인물들이 참여하면서 검찰을 대상으로 한 로비가 펼쳐졌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 특위’ 소속 김용민·박주민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박근혜 정부를 지배했던 최순실 미르재단 그림자가 김건희 최은순 윤석열로 이어지는 샤머니즘 그룹에 의해 재현돼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특위에 따르면 이현동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차장이던 2010년 5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국가정보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해외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일명 데이비슨 사업)에 관여했다.

결국 이 전 청장은 이 과정에서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여원과 미화 5만달러를 낭비한 혐의(국고손실) 등으로 2018년 3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그런데 이 전 청장은 재판 중 ‘연민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1심과 2심에서 연거푸 무죄판결을 받았다.

특위는 이 전 청장이 대표로 있는 연민복지재단 이사진에 주목했다. 재단 이사진에는 ‘혜우스님’이라 불리는 원종택 씨가 등재돼 있었다.

김 의원은 “원종택은 ‘코바나컨텐츠 전시 성공 기원 법회’를 세 차례나 할 정도로 김건희 씨와 가까운 사이”라며 “이번 윤석열 후보 네트워크 본부 고문으로 활동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건진법사(속칭 전성배)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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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복지재단 설립 당시 출연내역을 보면 희림건축과 효림에이치에프가 있는데, 희림건축은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에 3차례 후원했던 회사로 알려졌다.

효림에이치에프 역시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총선 직전까지 대표로 있던 업체로 확인됐다.

특위는 “재판 중이던 이 전 청장이 재직 중 이해관계가 있던 법인들로부터 출연금을 갹출해 재단을 만들고, 재단해 김씨와 특수관계이던 원종택을 재무이사로 영입해 윤석열 검찰에 로비하지 않았나 의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청장이 기소될 당시 검찰라인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 송경호 특수2부장이었다.

특위는 “이들이 전직 대통령 뒷조사라는 국가적 사안으로 기소된 이 전 청장에 대해 부실한 봐주기 기소를 해주는 댓가로 혜우스님을 재단 이사로 참여시켜 사실상 17억원 상당의 재단을 이들에 넘긴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