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조건 중의 하나가 ‘건강’이다. 건강의 대표적인 지표는 평균수명이다. 과거에는 60세 환갑잔치를 하는 것이 당사자의 자랑이요 가족의 기쁨이었다. 요즘에는 환갑잔치는커녕 주변에 칠순잔치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남자 80.5세, 여자 86.5세다. 이제는 ‘99팔팔23사’라고 해서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 죽고 싶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건강해지고 싶은 욕구를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개념을 ‘건강 증진’이라고 한다. 1986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1회 건강증진 세계회의에서 발표된 헌장에는 이를 ‘사람들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향상시키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과정’으로 정의했다.

건강 증진은 각자가 신체적·정신적으로 각기 다른 능력을 물려받고 태어났다는 데서 출발한다. 건강 상태는 개인마다 다르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런 개인의 건강 상태는 유전·환경·건강 관련 행위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이 중 건강 관련 행위가 개인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건강 증진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질병이나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 대해서는 ‘건강한 사람을 더욱 건강하게’라는 표어로 표현된다. 둘째, 개개인의 상태나 특성에 맞게 개인적으로 적용된다. 셋째, 한 가지 질병이나 증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전체적·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넷째, 질병이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다섯째, 건강해지려는 개인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참여해야 한다.

이런 건강 증진에 대한 효과는 여러 근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미국 알라메다(Alameda) 지방에서 시행된 연구다. 45세 남성에서 흔히 ‘Alameda 7’이라고 불리는 건강 관련 행위로 △하루에 7~8시간 수면하기 △매일 아침 식사하기 △간식 먹지 않기 △적절한 체중 유지하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술은 적당히 마시거나 안 마시기 △금연하기 등이 있다. 위의 7가지 건강 행위 중 3가지 이하만 실천했을 때 잔여수명은 22년이 된다. 5가지를 실천했을 경우 28년, 6가지 이상을 실천했을 경우는 33년으로 수명이 늘어난다. 건강 행위는 단지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건강 수명’ 즉,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증가시키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동적인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능동적인 건강 증진은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인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인 건강은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선물이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