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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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이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경원이 넘는 주문금액을 끌어 모으면서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이 회사 직원들의 ‘대박’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이 나타나면, 우리사주를 청약한 임직원은 최대 6억원 이상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9218명으로 집계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근속연수에 따라 600~1400주가량의 우리사주를 배정받게 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30만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되면 1억8000만~4억2000만원 어치의 공모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2일까지 진행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경518조7500억원의 주문금액이 몰리며 15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가가 30만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90%를 웃돌 전망이다. 근속 20년차 직원이 배정받을 우리사주의 공모금액인 4억2000만원 정도면 대출을 통해 마련하지 못할 규모는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 5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가 상장했을 때는 직원 1명당 배정물량이 21억원에 달해 30% 가량의 실권주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사주 공모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는 일반 공모 청약 물량에 배정된다.
상장하면 무조건 '돈방석'인데…불안한 LG엔솔, 왜? [돈앤톡]
1경원 넘는 주문금액이 몰린 공모주 수억원 어치를 확보한 LG엔솔 임직원들의 관심사는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다. 2020년 3월 SK바이오팜의 ‘따상상상’(따상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보인 뒤,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대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따상을 보이면서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따상을 기록하게 되면 4억2000만원 어치 우리사주 청약을 넣은 직원은 주식 가치가 10억9200만원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하루만에 6억7200만원의 차익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따상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30만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다. 2위인 SK하이닉스의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2조2763억원이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되기만 해도 SK하이닉스를 멀찍이 따돌린 시총 2위가 된다. 따상을 기록하면 시가총액이 182조원을 넘어서 SK하이닉스의 2배에 달하게 된다.

그럼에도 따상을 기록하게 되면 직원들은 돈방석에 앉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인력 누출을 여부다. 우리사주는 상장 이후 1년동안 주식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주식을 팔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퇴사해야 한다. 실제 따상 열풍을 불러일으킨 SK바이오팜의 경우 임직원 한 명당 최대 10억원의 차익을 챙기게 되기도 하면서 대규모의 인력이 이탈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력 누출에 민감하다. 과거 회사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현 SK온)으로 옮기면서 영업비밀이 유출돼 미국에서 지난한 법정 다툼을 벌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고, SK 측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을 주기로 합의해 ‘세기의 소송’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2년여에 걸친 미 ITC 소송을 하면서 변호사 비용으로 수천억원을 썼고, 이로 인해 미국 변호사들의 배만 불려줬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