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팀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박예은 대리(왼쪽)와 한수진 사원. /시몬스 제공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팀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박예은 대리(왼쪽)와 한수진 사원. /시몬스 제공
“예술 전시에서 얻은 영감이 상업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경기 이천시 시몬스 본사에서 5일 만난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팀 디자이너 박예은(32), 한수진(28) 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드리머, 3:45am’ 전시에 다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몬스에서 공간 디자인·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를 전시관, 박람회, 미술관 등에서 보낸다. 다양한 산업의 팝업·플래그십스토어를 찾아다니며 소비 시장 흐름도 눈여겨보고 있다.

박 디자이너는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실내건축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 후 글로벌 스포츠의류 회사의 VMD(비주얼머천다이저)를 거쳐 2020년 시몬스에 입사했다. 그는 “공간 디자이너로서 최신 문화 현장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자기 계발의 일환”이라고 했다. 매주 금요일 오전 4시간만 근무하고 점심에 퇴근하는 ‘하프데이’ 근무제도를 요긴하게 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몬스 임직원 600여 명의 평균 나이는 34세로 가구업계를 통틀어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직원 개인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회사 분위기 덕분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지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한 한 디자이너는 학교 선배인 박 디자이너의 ‘직원 추천’을 통해 지난해 시몬스에 입사했다. 임직원이 신입사원을 추천하는 시몬스만의 ‘직원 추천 제도’를 통해 학창 시절 인연이 한솥밥을 먹는 사이로 이어진 것이다. 한 디자이너는 “입사 전 언니(박 디자이너)로부터 시몬스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자주 듣곤 했다”며 “가장 친한 언니가 추천한 만큼 고민 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원 추천이 활발한 게 회사가 젊은 활력을 유지하는 비결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개방적인 분위기는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를 표방하는 시몬스가 신선하고 창의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팀은 ‘침대 없는 TV 광고’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 등 파격적인 브랜드 전략을 선보이며 시몬스가 국내 대표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할을 했다. 한 디자이너 역시 입사 직후인 지난해 여름 부산 해운대 골목상권에 마련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천 시몬스테라스에서 열린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그는 “팝업스토어에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가는 시몬스의 브랜딩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시몬스는 한 해의 마지막 주에 모든 임직원이 휴가를 떠나는 ‘언플러그드 휴가’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휴가를 마친 두 디자이너는 “내년에도 의기투합해 신선한 프로젝트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