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14일 럭셔리 화장품 ‘후’의 모델인 배우 이영애(사진)와 재계약했다. 2006년 처음 모델로 발탁한 뒤 16년째 이어온 동행을 계속하기로 한 것이다. 이 기간 연 매출 500억원대이던 화장품은 2조원대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LG생활건강과 이영애의 ‘아름다운 동행’이 화장품업계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후는 왕후, 궁중문화 콘셉트를 내세워 화장품업계에서는 최초로 연 매출 2조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3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후는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인 이영애를 2006년 모델로 발탁했다. 지난 15년 동안 후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가장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 2조61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2006년 매출 551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7배 성장한 셈이다.

2016년 단일 화장품 최초의 매출 1조원 달성에 이어 매출 2조원 돌파(2018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확산세에도 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하는 등 LG생활건강 실적 개선의 ‘대장금’ 역할을 하고 있다.

후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붉은색과 금색으로 꾸민 화장품 패키지를 통해 중국 부유층 여성들을 공략했다. 대장금으로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이영애를 첫 모델로 발탁한 이유였다. 중국인들은 이영애가 드라마에서 한복을 입고 연기하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를 한국의 왕후로 여겼다.

LG생활건강은 이영애의 모델 발탁이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후의 성장 뒤에는 이영애가 있었다”며 “후가 추구하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이 시대의 왕후’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유일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