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냉장고와 에어컨 등 냉동기기에서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 규제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15년 이내에 HFC 사용을 8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규제 신설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HFC는 오존층 파괴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프레온가스의 사용이 금지된 뒤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로 쓰이는 물질이다.
프레온가스의 대체품으로 사용되지만, 지구온난화에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EPA가 제시한 대로 HFC를 감축하면 2022년부터 2050년까지 47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에너지 생산 부문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의 3년 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HFC 사용 규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PA는 미국 내 업체들에 대해 HFC 생산과 수입 허용량을 각각 통보할 예정이다.
발 빠르게 HFC 대체품 개발에 나섰던 미국의 업체들은 EPA의 규제 신설을 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PA는 HFC 사용 제한이 2050년까지 미국에 2천840억 달러(한화 약 278조7천억 원)의 경제 효과를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섣부른 HFC 사용 제한은 일반 국민의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기업경쟁력연구소(CEI)의 벤 리버먼 선임 펠로는 "식당과 슈퍼마켓 등 상업용 냉장 시설을 써야 하는 곳에선 냉장고 수리와 구매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