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세계 주요 선진국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단순히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보다는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 접근해 저출산 문제 극복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은 저출산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국가로 꼽힌다. 대표적인 복지국가이지만 보조금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 한 점이 특징이다. 스웨덴은 1999년 합계출산율이 1.5명까지 낮아졌다. 1948년부터 아동수당을 줬지만 출산율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스웨덴은 저출산 대책으로 남성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했다. 총 480일의 부부 육아휴직을 주는데 이 중 90일은 의무적으로 남성만 쓸 수 있게 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은 25%까지 높아졌다. 육아휴직 중 급여는 약 77%를 지급했다. 이 같은 정책의 결과로 2018년 기준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1.75명을 기록했다. 유럽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한다.

세계적으로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이스라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2018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3.09명에 이른다. 한국의 세 배를 넘는다. 자녀 2명을 낳을 때까지 체외수정 비용을 국가가 전액 지원하고, 불임 치료 여성에게도 유급휴가를 준다.

합계출산율이 1.84명으로 유럽 국가 중 최상위권인 프랑스는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출산율 제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는 동거 후 자녀를 먼저 낳고, 필요하면 결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결혼이라는 문턱을 없앤 셈이다. 만 3세까지 자녀 1명당 매달 1000유로가량을 지급하는 등 정부의 지원도 상당 수준에 이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