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양행, 작년에만 1억215만봉지 팔렸다…아몬드 역사 다시 쓰는 HBAF
‘허니버터아몬드’는 건강 간식이었던 아몬드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품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으며 ‘K아몬드’로 인기를 끌었다. 길림양행이 만드는 허니버터아몬드를 비롯한 ‘HBAF(바프)’ 제품은 지난해 1억215만5043봉지가 팔렸다. 1분에 약 194봉지, 1초에 4봉지씩 팔린 셈이다.

길림양행 HBAF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 위기를 내수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았다. HBAF는 지난해 매출 1100억원을 달성했다. 견과와 가공 견과류 업계를 통틀어 압도적 1위다.

○건강한 아몬드를 더 맛있게

길림양행, 작년에만 1억215만봉지 팔렸다…아몬드 역사 다시 쓰는 HBAF
HBAF의 뜻은 ‘건강하지만 놀라운 맛’이라는 뜻으로 ‘Healthy But Awesome Flavors’의 약자다. 올해 브랜드명을 HBAF로 바꾼 길림양행은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몬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사람들에게 원물의 고유한 건강함을 즐기면서도 놀랍고 새로운 맛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HBAF는 새로운 브랜드명과 함께 TV 광고에도 나섰다.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광고엔 일상 속 여러 상황에 어울리는 다양한 HBAF 아몬드가 등장한다. ‘나의 베프, 바프 H는 묵음이야’라는 메시지도 전달한다.

길림양행 HBAF는 대표 제품 ‘허니버터아몬드’ 외에 아몬드 25종, 마카다미아 2종, 땅콩 4종과 캐슈넛, 호두, 브라질넛, 믹스넛 등이 있다. 지난해 출시한 ‘군옥수수맛 아몬드’ ‘마늘빵 아몬드’(사진)는 HBAF의 대표 상품인 허니버터아몬드의 매출을 넘어설 만큼 인기가 높았다.

HBAF의 강점은 다양한 맛의 제품을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길림양행 관계자는 “50개 맛을 새로 내놓을 것”이라며 “반짝인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맛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림양행의 아몬드 제품 생산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길림양행은 강원 원주에 새로운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내년 초 새 공장이 문을 열면 연매출은 현재의 세 배 수준인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아몬드 첫 수입

허니버터아몬드를 만드는 길림양행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아몬드를 수입한 길상사가 모태다. 해운회사에서 일하던 윤태원 회장이 1988년 길상사를 인수한 뒤 이름을 바꿨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몬드와 호두 등을 사와 국내 대기업에 판매했다.

허니버터아몬드는 2006년 윤 회장의 아들 윤문현 대표가 이어받으며 탄생했다. 회사가 위기였을 때 허니버터아몬드를 편의점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지속 성장했다.

허니버터아몬드는 2019년 5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최대 스포츠 행사 ‘자이드 스포츠 토너먼트’ 개막식에서 만수르 왕자를 비롯해 왕족과 정부 각료 앞에 놓여 있는 것이 공개돼 ‘만수르 과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마트와 편의점에 들러 이 제품을 사는 게 필수 코스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길림양행 관계자는 “젤리, 초콜릿 등에 글로벌 대표 브랜드가 있듯 허니버터아몬드 HBAF를 세계 아몬드 과자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